삼척 하늘 두 번 수놓은 공군 '블랙이글스'…삼척관광문화재단, 숨은 유치 노력 '주목'

삼척 하늘 두 번 수놓은 공군 '블랙이글스'…삼척관광문화재단, 숨은 유치 노력 '주목'

삼척관광문화재단, 출범 1년여 만에 대형 축제 연이어 성공

기사승인 2025-08-07 16:02:57
7월 삼척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삼척 비치썸 페스티벌'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화려한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척시)
강원 삼척시 삼척관광문화재단이 출범 1년여 만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두 차례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블랙이글스 공연을 연속 개최한 사례는 드물어, 사실상 이례적인 성과로 풀이된다.

7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삼척 장미축제', 7월 '비치썸페스티벌' 기간 각각 블랙이글스 에어쇼가 진행됐다. 두 공연 모두 공군본부 공모를 거쳐 선정됐으며, 삼척시는 같은 해 두 차례 모두 최종 낙점됐다.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공군의 일정과 지역 여건, 민원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국가급 행사, 군 관련행사 등이 우선되고 지방자치 행사가 후순위로 선정되는 구조다.

재단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도심 내 비행에 적합한 해안지형 △행사 콘셉트의 명확성 △삼척만의 지역성 등을 강조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미축제에서는 로맨틱한 콘셉트와 비행의 연결성을, 비치썸페스티벌에서는 '하늘과 바다, 음악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이라는 차별적 주제를 제시해 주목받았다.

유치 실무를 맡은 김현기 삼척문화재단 대리는 "출장 중 통영한산대첩축제에서 처음 블랙이글스 공연을 봤고, 삼척 하늘에서도 이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번도 아닌 두번 모두 유치된 건 삼척에 대한 좋은 인상과 타이밍, 그리고 시민들의 높은 호응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리는 행사 준비 단계에서 소음 민원 대응에도 공을 들였다. 재단은 공연 전 화력발전소, 시멘트업체, 병원 등 주요 기관에 사전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읍면동 이·통장 회의와 문자안내 시스템을 통해 소음 발생을 적극 고지했다. 축산업, 유아교육, 환자 치료 등 소음에 민감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민원 최소화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공연을 관람한 시민 이모(45) 씨는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는데 매우 인상 깊었다"며 "블랙이글스가 삼척 하늘을 비행하는 걸 보며 도시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아들이 조종사라는 새로운 꿈을 가지게 돼 더욱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7월 삼척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삼척 비치썸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여름밤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삼척시)

재단에 따르면 장미축제 당일 관람객은 약 10만명, 비치썸페스티벌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민 체감도가 높은 대표적 문화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다.

옥종기 삼척관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기상 변수와 민원 우려 등 까다로운 조건에도 현장에서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며 "이번 에어쇼 유치를 계기로 삼척이라는 이름을 전국에 깊게 각인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척 관광을 브랜딩할 다양한 전략을 고민 중이며, '엄지척! 삼척! 척척패스' 등 방문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재단은 하반기에도 가을과 겨울 시즌을 겨냥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에는 지역 문화재를 활용한 '삼척 문화유산 야행', 겨울에는 전통 문화를 주제로 한 '삼척정월대보름제'가 예정돼 있다. 계절별 특성과 지역 자원을 반영한 콘텐츠를 통해 사계절 축제도시로의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박상수 삼척관광문화재단 이사장(삼척시장)은 "삼척관광문화재단은 삼척시를 동해안 최고의 1000만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한 삼척시민들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지난해 3월 출범하고 여정을 시작했다"며 "그간 지자체 역량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관광 및 축제사업들을 숙련되고 우수한 전문인력 수급으로 '지역축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의 감동과 기억에 남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삼척 고유의 자연과 문화 자원을 기반으로 사계절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5월 삼척시 장미축제장 인근 상공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척시)
백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