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하면 간손상 유발” 알코올 간염 유발 기전 첫 규명

“과음하면 간손상 유발” 알코올 간염 유발 기전 첫 규명

기사승인 2025-07-17 10:08:05 업데이트 2025-07-17 10:09:02
KAIST 연구진이 과음으로 인한 간 손상이 발생하는 세포 신호 전달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 제공

KAIST 연구진이 과음으로 인한 간 손상이 발생하는 세포 신호 전달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음주로 유발되는 간세포 손상 및 염증 반응의 핵심 기전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고 17일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간세포와 간 내 면역세포인 쿠퍼세포가 과음 시 신경세포의 시냅스와 유사한 ‘유사시냅스’(pseudosynapse) 구조를 형성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간세포가 신경계의 시냅스처럼 신호를 주고 받는 유사시냅스를 형성하고 염증을 유도한다는 새로운 신경학적 경로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음주는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의 발현을 증가시켜 간세포 내 글루탐산을 축적시킨다. 이후 폭음으로 인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급변하면 글루탐산이 분비되며, 이 물질이 쿠퍼세포의 글루탐산 수용체(mGluR5)를 자극해 활성산소(ROS)를 생성한다. 결과적으로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이 촉진되면서 알코올성 간염(ASH)이 유발된다.

이러한 발견은 ‘말초 장기에서도 세포 간 밀접한 구조적 접촉을 통해 신호전달이 가능하다’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단순한 간세포 손상을 넘어 알코올로 손상된 간세포가 능동적으로 대식세포를 자극해 간세포의 사멸을 통한 재생을 유도하는 자율 회복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원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분자 표적을 제시한 것”이라며 “간세포와 면역세포 간 신호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전략을 활용해 간질환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