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서 소비쿠폰 쓰세요”…서울 자치구, 지역 상권 활성화에 주력

“우리 동네서 소비쿠폰 쓰세요”…서울 자치구, 지역 상권 활성화에 주력

기사승인 2025-08-04 16:28:31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채소를 구매한 시민이 돈을 내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전 국민 10명 중 9명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받은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동네 경제’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구청장들은 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쿠폰을 직접 사용하며 관내 소비 독려에 나섰고, 일부 자치구는 환급 행사도 마련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지 11일 만에 지급률 90%를 기록했다. 지난 3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자 5060만7067명 중 4554만6552명(90%)이 신청을 마쳤다. 이 가운데 서울 시민 913만206명 중 817만7985명(89.6%)이 소비쿠폰을 신청했으며 총 1조3375억원을 지급받았다.

서울에서 소비쿠폰을 발급받았더라도 서울 25개 자치구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소비쿠폰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위해 마련된 만큼, 서울 자치구들도 저마다 소비쿠폰 사용 독려에 나섰다.

우선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달 28일 돈암전통시장을 찾아 소비쿠폰으로 과일과 채소를 구매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시장 상인과 함께 소비쿠폰 사용을 독려하는 ‘소비 릴레이 캠페인’도 펼쳤다.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상인들은 질 좋은 상품·서비스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돈암전통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김모(70대·여)씨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고 있지만, 하루에 손님이 한두 분밖에 오지 않는 날도 많았다”며 “소비쿠폰이 지급돼 다행이지만 서울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전통시장은 그 혜택을 못 받을까 봐 걱정하던 차였다. 그래서 이번 캠페인에 흔쾌히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길성 중구청장도 30일 다산동 주민센터에서 소비쿠폰을 발급받았다. 이날 김 구청장은 약국과 마트를 찾아 음료, 과일 등 간식을 구매했다. 이 간식은 같은 동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전달됐다. 김 구청장은 “소비쿠폰 발급을 위해 구청의 행정과 인력, 그리고 예산이 상당 부분 투입된 만큼, 구민들께서 이왕이면 집 근처, 중구 내 상점에서 쿠폰을 사용해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또한 같은 날 용답상가시장을 방문해 복숭아, 고구마, 두부 등을 소비쿠폰으로 구매했다. 정 구청장은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상인·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소비쿠폰 사업 효과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다. 또 시장 내 식당에서 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식사하며 소비쿠폰을 썼다.

영등포구는 4일부터 오는 9일까지 영등포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 전통시장 환급 행사’도 운영한다. 이번 행사엔 영등포전통시장 내 33개 점포가 참여하며, 가게 앞에 부착된 행사 안내문을 통해 환급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행사 기간 중 참가 점포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한 소비자는 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2만원 한도로 지급되며 6만7000원 이상일 때만 최대로 환급 가능하다. 그 미만으로는 3만4000원 이상 지불 시 1만원이 환급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환급 행사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전통시장 상인의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자주 찾는 활기찬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은평구도 구민들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내 사용 인증 이벤트’를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 구 공식 소셜미디어(SNS) 1곳을 팔로우하고 소비쿠폰 10만원 이상 관내 사용 내역을 인증하면 은평사랑상품권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또 구는 소비쿠폰의 사업 효과를 관내로 집중하기 위해 구청 직원들이 전통시장 등에서 직접 쿠폰을 사용하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