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의령 수해 피해 식당 하나둘씩 문 열어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의령 수해 피해 식당 하나둘씩 문 열어

기사승인 2025-08-04 10:13:33
의령군 대의면에 기록적인 폭우로 구성마을이 절반 넘게 잠겨 식당, 점포 이십여 곳이 형태를 분간 할 수 없이 초토화됐지만 2주가 지나고 하나둘씩 문을 열고 있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밥집, 40년 가까이 같은 곳에서 장사한 중국집, 동네 이발소, 마을 사랑방과 같았던 우체국 등이 8월 시작과 함께 다시 영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1일 대의반점 배영자 사장이 가게 앞 물을 뿌리며 장사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식당들은 저마다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장사를 다시 시작했다. 가게마다 수천만 원씩 경제적 손실을 입었는데 영업마저 중단하거나 늦춘다면 더 이상 회생은 불가능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업주들의 이런 판단은 대의면 지리적 여건에서 오는 상권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 

마쌍식육식당 이하늘(29) 사장은 "대의면은 진주시와 합천군·산청군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오다 가며 중간에 식사하는 외지 손님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수해 피해 지역이라는 인식으로 손님이 뚝 끊겼다. 매출이 어느 정도 올라와야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생비량우체국과 삼가우체국에 택배를 보내는 주민들의 불편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던 대의우체국도 1일 영업을 시작했다. 

1일 대의우체국 직원들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태훈 국장은 "집마다 물에 잠기는 바람에 통장을 다시 만들러 오는 분들이 많았다. 전산이 안되니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공공기관에 대한 복구 지원이 전혀 되지 않는 답답한 현실이지만,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 우체국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37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중국집을 했습니다. 생전 처음 겪은 물난리에 장사를 접으려고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죽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다시 살아야지요"

월요일부터 다시 손님을 받기 위해 1일 연신 마당에 물을 뿌리고, 집기를 정리하던 대의반점 배영자(71) 씨는 "피 같은 밀가루가 물에 둥둥 떠다닌다"고 눈물을 글썽이던 지난달 20일과는 달랐다. 

1일 마쌍식육식당 이하늘 사장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대의면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조성 중인 기초생활거점사업 공사도 재개되면서 대의면사무소 일대에 건설장비의 기계음과 인부들의 작업 소리로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4일 간부회의에서 오태완 군수는 "의령군 공직자들은 수해 지역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대의면 식당을 찾아 외식에 동참해 달라"며 “나부터 대의면 식당에서 점심을 자주 먹겠다. 대의면 골목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 복구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령 수해 복구에 각계각층 온정의 손길 이어져

㈜미스터아빠(대표 서준열)가 1일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를 당한 의령군 대의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생필품 100세트(500만원 상당)을 기탁했다.


이번 기탁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의령군 관내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식료품, 세면도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들로 구성했다. 

㈜미스터아빠는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을 통한 소농인 및 소상공인 지원으로 생활인구 유입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의령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부자의령상생협약 프로젝트의 민간참여기업이다. 

의령군은 대의초등학교 총동문회(회장 전재황)에서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의령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500만원과 생필품(500만원 상당)을 지난 1일 기탁했다. 

대의초등학교 총동문회 의령 수해복구 성금 및 생필품 기탁


㈜의령산업개발(대표이사 손양덕)에서 지난 1일 수해복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성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의령산업개발 수해복구 지원 100만원 기탁


의령군자원봉사협의회(회장 성의정)는 대의면 수해 이재민을 위한 식사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날 3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돼지불고기, 아삭고추된장무침, 오이양파무침, 배추겉절이, 콩나물냉국을 만들어 대의면 이재민 150여명의 점심을 마련했다. 

의령군자원봉사협의회 대의면 이재민 식사 봉사 



◆의령군·중국 요성시, 청소년 국제교류 감동 속 마무리

의령군은 관내 청소년과 중국 요성시 청소년들이 함께한 4박 5일간의 국제교류가 따뜻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지난 7월28일 첫 만남부터 8월1일 작별까지 낯선 언어, 다른 문화 속에서도 32명의 청소년은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일상과 생각을 나누며 깊은 공감과 우정을 쌓아갔다.


이들은 의령의 청정한 자연 속에서 의병박물관, 구름다리를 함께 도보 여행하며 우정을 쌓았고 미래교육원에선 양국 청소년들이 미래 교육을 직접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지한 토론을 이어갔다. 

군 관계자는 “이번 국제 교류 활동을 통해 양국 청소년들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신감과 세계관 배양을 위한 소중한 경험과 교훈을 얻은 기회의 장이 되었다”고 밝혔다.
최일생 k7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