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 희소성에도 대출 규제 ‘발목’…제기동역 아이파크 한산

서울 신축 희소성에도 대출 규제 ‘발목’…제기동역 아이파크 한산

제기동역 초역세권·청량리역 인접 호재에도 관심 저조

기사승인 2025-07-26 06:00:05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 ‘제기동역 아이파크’ 견본주택. 조유정 기자

“보통 신축 아파트 분양을 앞두면 분양가나 분양일정을 묻는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아직 문의가 없네요. 6‧27 대출 규제도 있고 동대문구에 신축 아파트가 많다 보니 관심도가 덜한 것 같아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인근 공인중개사 A씨)

25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 ‘제기동역 아이파크’ 견본주택이 문을 열었다. 해당 단지는 동대문구 제기1구역인 경동미주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제기동역 아이파크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892-68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2층, 2개동, 전용면적 44~76㎡, 총 35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 44㎡ 22가구, 51㎡ 19가구, 59㎡ 41가구 등 총 8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견본주택 내부에는 59㎡A타입 유닛이 전시됐다. 이날 오전 10시 견본주택 내부는 한산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B씨는 “인근 거주자로 청약 접수가 고민돼 들렸다”면서 “내부 구조는 일반 아파트 대비 평이하다. 76㎡는 조합원 물량으로 다 빠져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의 6‧27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 단지로 현장에서는 분양가를 묻는 문의가 잇따랐다. 3.3㎡별 분양가는 평균 4300만원대다. 전용 면적별 금액은 최고가 기준 △44㎡A 7억7700만원 △44㎡B 7억4980만원 △51㎡ 9억660만원 △59㎡A 11억460만원 △59㎡B 10억8890만원이다. 견본주택을 찾은 C(50대‧여)씨는 “59㎡ 분양가는 얼마인지 궁금하다”면서 “대출 규제를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10억대는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단지는 인근 교통 호재를 갖췄다. 단지가 위치한 동대문구는 현재 청량리 재정비 사업,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 용두 1지구 5‧6구역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단지 인근에 위치한 청량리역은 GTX-B·C노선(예정, 계획),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4개 노선이 확충될 예정이다. 추후 총 10개 노선이 지나게 된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 ‘제기동역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부. 조유정 기자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인근 공인중개사들도 주민 관심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D씨는 “제기동역아이파크가 제기동역 초역세권이긴 하지만 비교할 수 있는 단지가 주변에 많다”면서 “학세권을 원하고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원할 경우, 이문‧휘경동을 선택하고 여유자금이 더 있다면 청량리역이 낫다. 현 시점에서 제기동을 선택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도 현재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입주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59㎡는 단 22세대로 희소성이 큰 편임에도 매매거래가 2년째 성사되지 않고 있다. 매매가 12억원에 매물이 존재했다. 

정부 대출 규제 이후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대출 규제 이전 하루에 10명이 왔다면 지금은 주 1회 한명 상담 올 정도로 사람이 줄었다”면서 “실거주자들이 중심이 된 현재 시장 상황 속 제기동역에 10억원대 분양가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에 귀한 신축 단지인 만큼 완판은 무리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장 분양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82세대 뿐이고 서울 역세권 분양에 개발 호재까지 갖춰 분양은 원활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제기동역 아이파크 청약 일정은 오는 8월5일 특별공급, 6일 1순위, 7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13일 당첨자 발표 후 25일~27일 정당계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