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어 애플까지”…삼성, 美 대규모 수주로 ‘실적 부진’ 돌파구 찾나

“테슬라 이어 애플까지”…삼성, 美 대규모 수주로 ‘실적 부진’ 돌파구 찾나

기사승인 2025-08-07 16:51:53 업데이트 2025-08-08 10:52:57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적자 늪’에 빠진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이 테슬라에 이어 애플까지 대형 고객사로 확보하며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칩 제조 기술을 개발·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술을 미국에 먼저 도입해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수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의 글로벌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실제 양산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테슬라와 체결한 165억달러(약 22조9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AI6’ 칩 위탁생산에 이은 연속 호재다. 테슬라 측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번에 공급받는 차세대 AI 칩은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발표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6.8% 급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최근까지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올해 2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4% 급감해 약 4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2023년 4분기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애플·테슬라 수주가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이 칩의 구체적인 종류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이번 삼성 칩을 차세대 아이폰18에 탑재될 이미지 센서(CIS) ‘아이소셀’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카메라용 CIS를 일본 소니에서 전량 공급받아 왔는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새 공급업체로 선택했다. 소니의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다는 점, 그리고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센서는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오스틴 파운드리가 생산을 맡는다. 웨이퍼 두 장을 접착한 3단 적층 구조와 최신 저전력 공정을 적용해 고해상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와 샤오미, 비보, 모토로라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해당 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애플과 테슬라의 대규모 수주가 테일러 공장의 수율 개선과 향후 2나노 양산 라인의 수주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일러 공장의 2나노 라인은 2026년 가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애플 아이폰18용 CIS 양산, 테슬라 등 신규 거래선 확보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영업 적자의 폭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