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에서 건강 진단”…삼성전자, 갤럭시 워치8 센서로 ‘예방 의료’ 도전

“손목 위에서 건강 진단”…삼성전자, 갤럭시 워치8 센서로 ‘예방 의료’ 도전

기사승인 2025-08-07 11:41:39 업데이트 2025-08-08 10:54:33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장 최종민 상무가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센서에 대해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 기술을 앞세워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고도화된 바이오 센서를 탑재한 신제품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7일 공개했다. 단순한 측정을 넘어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과 질병 조기 발견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장 최종민 상무는 “갤럭시 워치의 센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건강한 습관 형성을 돕는다”며 “헬스케어의 미래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워치8에는 △취침 시간 가이드 △항산화 지수 측정 △혈관 스트레스 분석 △이소성 심장 박동 감지 등 다양한 신기능이 추가됐다. 센서는 더 작고 정밀하게 설계돼 피부 밀착도를 높였고, 데이터 정확도도 향상됐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항산화 지수’ 측정이다. 삼성은 기존 발광다이오드(LED) 외에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 자외선 LED를 새로 적용해 피부에 축적된 ‘카로티노이드’ 농도를 5초 만에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카로티노이드는 채소·과일 섭취와 관련된 항산화 성분으로, 부족할 경우 암이나 만성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갤럭시 워치는 해당 수치를 기반으로 식습관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꾸준히 채소를 섭취하면 칭찬하고, 과음 시에는 주의를 주는 식이다.

수면 건강 기능도 강화됐다. ‘취침 시간 가이드’는 KAIST와 공동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의 생체 리듬과 수면 욕구를 분석한 후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한다. ‘투 프로세스(Two-Process)’ 모델을 적용해 피로도와 생체 시계를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과의 임상 검증도 완료했다.

심혈관 건강 관련 기능도 진화했다. ‘혈관 스트레스’ 기능은 수면 중 광학심박센서(PPG) 신호를 분석해 혈관 경직도와 스트레스 수준을 파악한다.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 생활 변화가 수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보여준다.

전기 심박센서(ECG) 기능은 이소성 심장 박동까지 감지할 수 있도록 고도화됐다. 이소성 박동은 정기 검진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심장 리듬 이상 신호로, 조기 감지하면 심방세동이나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갤럭시 워치는 이 수치를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알림을 통해 조기 대응을 돕는다.

갤럭시 워치의 센서 기술은 이미 우주에서도 검증받았다. 체성분 분석 기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협력해 우주비행사의 건강 모니터링에 활용된 바 있다. 삼성은 이를 바탕으로 신장 건강 상태 확인 기능도 제공하며,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도구(SDK)를 통해 외부 기관이 관련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부 온도 측정 기능은 국내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파트너사의 앱을 통해 활용되고 있다. 피부 전기 활동 센서와 함께 정밀한 체온 데이터를 제공하며, 여성 건강 솔루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헬스케어 기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은 헬스 하드웨어 개발팀에 의공학자와 의료 전문가를 배치하고, 국내외 대학·병원과의 협업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Xealth)’를 인수해 병원 시스템 연동 등 생태계 확장에도 나섰다.

이에 대해 최종민 상무는 “젤스는 병원과 일상생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소비자가 집에서 얻는 생체 데이터가 병원에서 유의미한 의료 정보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갤럭시 워치8에 적용된 센서 기술은 향후 커넥티드 케어 기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젤스 인수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시점은 내부 계획이 완료된 뒤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의공학·의료진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임상 검증을 통해 헬스케어 생태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