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의 마지막 함께한 ‘韓 미래’ 양민혁·박승수 [쿠키 현장]

‘토트넘 손흥민’의 마지막 함께한 ‘韓 미래’ 양민혁·박승수 [쿠키 현장]

손흥민, 교체된 뒤 눈물 쏟아…6만4773명 박수갈채
양민혁·박승수 후반 그라운드 누벼

기사승인 2025-08-03 21:57:30
양민혁이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손흥민을 보고 자란 한국 유망주들이 손흥민의 곁을 지켰다.

토트넘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 팬들 앞에서 뛴 손흥민은 64분을 소화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손흥민은 전날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0년간 이어온 소속팀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그는 “팀한테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쳤다. 유로파리그를 우승함으로써 제가 이룰 수 있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 게 가장 컸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도 “손흥민이 한국 팬들 앞에서 고별전을 치를 것”이라 예고하면서 이날 경기는 사실상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으로 열렸다.

주장으로 나선 손흥민은 6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 유망주들도 손흥민과 함께 호흡했다. 2006년생 양민혁(토트넘)과 2007년생 박승수(뉴캐슬)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겨울 토트넘에 입단한 양민혁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가 2024~2025시즌을 소화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토트넘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해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박승수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뉴캐슬 입단을 확정했고, 팀 아시아 투어 명단에 포함됐다.

손흥민과 양민혁이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서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후반 19분 손흥민을 벤치로 불렀다. 6만여 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엄청난 성원을 보냈다. 토트넘과 뉴캐슬 선수들은 경기장 중앙에 모여 떠나는 손흥민을 배웅했다. 손흥민은 박수를 보내며 팬들에게 화답했다. 토트넘 벤치 선수들도 손흥민이 들어오자 일일이 포옹하며 그의 마지막을 축하했다. 손흥민은 한국인 후배인 양민혁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손흥민이 나간 뒤 박승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1분 하비 반스 대신 투입돼 경기에 나섰다. 양민혁 역시 후반 40분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을 당하자,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갔다. 박승수와 양민혁은 경기 끝까지 뛰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프리시즌이지만, 손흥민과 한국 축구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들이 경기장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