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수기에 소문만 무성…백두산 인근 연길공항 ‘깜깜이 폐쇄’에 여행업계 혼란

[단독] 성수기에 소문만 무성…백두산 인근 연길공항 ‘깜깜이 폐쇄’에 여행업계 혼란

기사승인 2025-07-25 16:49:17 업데이트 2025-07-25 16:50:50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유희태 기자

중국 연길 조양천 국제공항의 3개월간 운항 중단이 ‘소문’으로만 떠돌면서, 성수기를 앞둔 소비자와 여행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정부·항공사 어느 곳에서도 공식 발표가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객과 여행사에 전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연길 조양천 국제공항(YNJ)은 활주로 보수 공사로 인해 다음 달 20일부터 11월20일까지 약 3개월간 운영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중국 정부나 항공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닌, 공항 측이 항공사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정보로만 알려졌다는 점이다. 연길공항 홈페이지에서도 폐쇄 관련 공문이나 공지는 찾기 어렵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이미 연길공항 폐쇄 관련 정보 콘텐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을 통해 연길공항 폐쇄 관련 공지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 기간 항공권을 예약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실제 관련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먼저 퍼지면서 소비자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한 이용자는 “중국 포털사이트와 공항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져도 확인되는 정보가 전혀 없다”며 “어떻게 공항 하나가 닫히는 걸 소비자만 모르고 있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사와 대형 여행사들은 공식 공지를 앞두고 내부 판단에 따라 사전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항 폐쇄 관련해 중국 정부 측의 공식 공문은 접수한 바 없고, 지난 22일 공항 측으로부터 공항 폐쇄 상황을 전달받았다”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일 이후 일시적으로 신규 예약 유입을 막아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 공식 발표 후, 당사 지침에 따라 현재 운항 중인 노선 중 가장 인접한 심양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항공사도 폐쇄 사실만 인지하고 예약은 닫아 놓은 상태다.

여행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식 공문은 없었지만, 업계 내에서 공항 폐쇄 내용이 언급돼 왔고, 그에 따라 판매 상품에도 인근 공항 이용 가능성과 일정 변경 가능성을 사전에 안내해 왔다”며 “다른 공항으로 일정이 변경되면 이동시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그 경로에 다른 관광지를 포함해 전체 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 여행사들은 정보 접근이 느린 데다 항공사와의 협의 채널도 부족해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항공권과 일정을 확정한 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일부 여행사는 환불 및 변경 요청이 몰리며 혼선을 겪는 중이다.

한 중소 여행사 대표는 “항공권 발권과 숙소 예약을 모두 마친 상태에서 통보만 받고 있다”며 “무료 취소는 가능하다 해도 대체 일정 마련은 좌석 확보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협의체 구성과 정보 공유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공항 운영 중단 같은 중대한 사안이 항공사에만 통보되고, 여행사는 늘 사후적으로 피해를 감당하는 구조”라며 “양측 간 공식적인 소통망을 구축해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