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에 정부 ‘비상 대응’ 돌입…에너지·국민 안전 점검

美 이란 공습에 정부 ‘비상 대응’ 돌입…에너지·국민 안전 점검

산업부, 석유·가스 공급망 24시간 모니터링…비상 대응 본격화
외교부, 이란 내 한국인 보호 총력…본부·공관 합동 상황 점검

기사승인 2025-06-22 17:48:24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하자, 정부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국민 안전을 지키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본사에서 최남호 2차관 주재로 비상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코트라 등 관계 기관과 대한석유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가 참석했으며, 석유·가스 수급과 수출, 공급망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산업부, 중동 정세 관련 에너지·무역·공급망 비상상황점검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부는 현재까지 석유·가스 수급에는 차질이 없으며, 수출 및 공급망 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석유·가스 가격과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고, 정유사 및 공기업과 함께 위기 대응계획을 점검 중이다.

특히 중동산 원유의 99%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국내 도입 선박은 정상 운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수출 측면에서도 중동 지역 비중은 전체의 약 3%로 크지 않으며, 일부 이스라엘 의존도가 높은 소부장 품목도 대체 수입선 확보나 재고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동준 코트라 텔아비브 무역관장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은 모두 안전한 상황이며, 주요 품목 공급망에도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중동 정세가 확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 종합상황실과 분야별 비상대응반 중심으로 24시간 대응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남호 차관은 “중동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이란 핵시설 공격 관련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 외교부 제공  

같은 날 외교부도 이란 내 한국 국민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김진아 2차관 주재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이란 내 체류 국민과 공관원의 안전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이란 내 정세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 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공관원 안전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는 주이란대사를 비롯해 재외국민보호·영사안전 담당 간부들이 참석했다.

외교부는 지금까지 이란에 체류 중이던 국민 및 가족 56명(이란 국적자 5명 포함)의 투르크메니스탄 대피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중동 지역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황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