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심판·극우적 이미지’가 부른 대선 패배…“김문수 자업자득”

‘계엄심판·극우적 이미지’가 부른 대선 패배…“김문수 자업자득”

金 패배 원인,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 34.8%…극우적 이미지 24.8%
尹 절연 실패로 당내 갈등 심화…8.27%p 차이로 대선 패배
박상병 “尹, 김문수 지지 선언 국민 분노에 낙인 찍은 효과”

기사승인 2025-06-20 06:00:0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 3층에서 대선 승복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범 기자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대선 패배 원인으로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 ‘극우적 이미지’가 지목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후보의 대선 패배를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평가했다.

19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4~16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김 전 후보 패배 원인’으로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 응답이 34.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극우적 이미지 24.8%, 후보 공약·비전 미흡 13.0%, 기타 20.2%, 잘 모름 7.3%로 나타났다.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 응답은 호남권(43.6%)과 서울(40.0%), 충청권(36.4%), 대구·경북(35.1%), 인천·경기(33.6%)순으로 높았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극우적 이미지(26.2%)와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26.7%)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연령별로는 18~29세(40.9%), 40대(36.9%), 60대(34.7%), 70대 이상(34.3%)에서 대선 패배 원인으로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를 지목했다. 30대(극우적 이미지 28.6% vs 계엄심판·내란종식 요구 31.9%)와 50대(30.3% vs 31.9%)는 대선 패배 원인을 두 가지로 응답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는 대선 국면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 분리에 실패했다. 친한계와 중도보수 지지층이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요청했지만, 김 전 후보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당내 균열이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은 자진탈당 과정에서 김 전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김 전 후보 지지 메시지는 선거를 2주 앞두고 강성 지지층 집회에서 재차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부정선거 내용을 담은 영화 시사회에 참석해 여론에 악재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김 전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론을 완화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 실패로 강성 이미지도 강화됐다. 결국 김 전 후보(41.15%)는 이재명 대통령(49.42%)에게 8.27%p 차이로 패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김 전 후보의 대선 패배 원인을 정확하게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도 후보였다면 상황이 달라졌겠지만, 김 전 후보는 대표적인 극우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 시간에 절연했다면 강성 이미지 완화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김 전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의 김 전 후보 지지 선언은 국민의 분노에 낙인을 찍는 행동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4.8%), 무선 ARS(95.2%)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5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