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새누리당, '폭탄주 파문'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 유지키로

[진도 여객선 침몰] 새누리당, '폭탄주 파문'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 유지키로

기사승인 2014-04-20 19:14:00
[쿠키 정치] 새누리당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태 와중에 술자리에 참석해 물의를 빚은 유한식 세종시장에 대해 6·4지방선거 세종시장 후보자격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당초 자격 박탈 기준인 당원 자격정지를 비롯해 출당 등의 중징계가 예상됐지만, 경고 처분으로 일단락됨에 따라 여론의 반발 등 ‘후폭풍’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인 경대수 의원은 20일 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당명을 불복하고, 당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당의 위신을 훼손했다고 판단해 징계를 결정했다”며 “다만 유 시장은 음주 사실이 없고 짧은 시간만 있다가 자리를 떠났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회의에 앞서 윤리위는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유 시장과 세종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인 홍순승 전 세종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지난 18일 지역 사모임인 ‘호형호제’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참석한 사모임 회원 16명 중 새누리당 세종시당 청년위원장을 비롯해 12명이 당원이었고, 4명은 비당원이었다.

유 시장은 윤리위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지만 선거운동이나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고, 술을 마시지 않고 된장찌개만 먹었다”고 해명했다. 유 시장은 후보직을 유지했지만 술자리를 주선한 일부 당원들은 탈당 권유, 당원자격 정지 3개월 등의 중징계에 처해졌다.

하지만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고, 당이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며 공식 선거운동 자제를 권고한 시점에서 지방선거 후보자가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마에 올랐다. 경 의원은 “진도 여객선 사고 이후 당원들이 자중하기를 다시 한번 당부하며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호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좌파단체 색출’ 주장을 폈다가 논란을 빚었다. 한 최고위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한국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한다”고 지적하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사이버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가 문제가 되자 해당 글을 자진 삭제했다.

이 밖에 사고 상황이 막 알려진 시점이었던 지난 16일 오후 새누리당 경기도 파주시장 후보 합동연설회가 축제 분위기로 치러진 것도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이 후보를 헹가래치고 응원용 방망이를 두드리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광주시당위원장도 광주에서 개최된 마라톤 대회에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와 반바지를 입고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동근 기자 [email protected]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