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5일 식목일을 맞아 ‘식수(植樹) 정치’에 나섰다. 이들은 각각 나무심기에 ‘나라사랑’ ‘통일’ ‘발전’ 등의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먼저 박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 수궁터에서 행사를 갖고 천연기념물인 정이품송(正二品松)의 ‘후계목(後繼木)’을 심었다. 박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높이 3m짜리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103호인 충북 보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을 충북 산림환경연구소가 지난 2002년 정부인송(貞夫人松·천연기념물 352호)에 인공 수분시켜 1년 뒤 씨앗을 받아 2004년부터 키운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나무를 심은 뒤 “나라가 피폐해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 산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나무가 울창하고 푸른 나라치고 그런(피폐한) 나라는 없지 않느냐. 이런(나무심기) 노력이 계속돼야 하는데 지금은 관심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식목일에는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을 찾아 토종 구상나무를 심었고, 사흘 뒤인 4월 8일에는 청와대 경내에 ‘쌀나무’로 불리는 이팝나무를 심기도 했다.
기념식수 행사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수석비서관 전원 등 청와대 참모진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높이 1m짜리 주목(朱木) 30여 그루를 심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식수에 통일의 염원을 담았다. 그는 경기도 파주 도라산 평화공원에서 열린 식목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높이 5m짜리 소나무를 심고, “오늘 이곳에 심는 나무는 남북 평화통일의 염원과 북녘의 녹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여야 정치인들도 ‘식목일 맞춤형’ 표심잡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과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염리동에서 서울시가 주관한 ‘경의선 숲길 공원조성’ 현장을 찾아 묘목을 심고 ‘표밭’을 갈았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대치동 양재천에서 서초구 주관 행사에 참석해 묘목을 심고 ‘강·남북 하나 나무’라는 이름을 붙이며 강남·강북 균형발전론을 제안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동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