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슈퍼 주총일'… 신일산업 M&A 시도 실패 등 곳곳에서 충돌

제3차 '슈퍼 주총일'… 신일산업 M&A 시도 실패 등 곳곳에서 충돌

기사승인 2014-03-28 22:48:00
[쿠키 경제]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28%에 해당하는 497개 회사가 28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14일(116곳)과 21일(662곳)에 이어 3차이자 올해 마지막 ‘슈퍼 주총데이’인 이날 일부 중소 상장사에서는 경영 참여나 배당 확대를 원하는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지분 대결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산업은 개인투자자가 회사를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려다 실패했다. 신일산업은 주총에서 공인노무사 황귀남(52)씨가 상정한 정관 개정안과 이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앞서 황씨와 특수관계인은 지난달 17일 신일산업 지분 11.27%를 취득하고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안건을 올리며 분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황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포함해 두 안건 모두 부결되면서 그의 경영 참여는 사실상 좌절됐다.

KT 자회사 KTcs도 주총을 열어 현금 배당금(보통주) 120원 지급 및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소액 주주들이 주당 배당금을 250원으로 올리고 주주 추천 외부감사 선임을 요구해 쟁점이 됐으나 표결에서 회사 측 원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근화제약에서는 미국 계열사로부터 의약품을 양수하려던 회사 측 계획이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근화제약은 “주총 결과 미국 내 계열사 알보젠 파인브룩으로부터 2가지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과 판매권한 등을 포함한 일체의 권리를 양수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총에는 대주주가 의결권 행사를 포기한 가운데 소액주주들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현대상선 경영진은 주총에서 3년 연속 적자가 난 것에 대해 주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이사보수한도를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30% 줄였다. 대우조선해양도 상무 이상 임원의 퇴직금 지급률을 낮추는 안건을 처리했다.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임원들이 회사 부담을 줄이는데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사장 퇴직금은 25% 감소한다.

공기업 중에는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이사 15명의 총 보수 한도를 작년보다 1억6233만원 줄어든 19억2107만원으로 의결했고, 한국가스공사도 이사 7명 보수 한도를 16억2174만원에서 15억6644만원으로 낮췄다.

한편 풀무원홀딩스는 토크쇼 형식의 ‘열린 주주총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7년째를 맞은 토크쇼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은 최고경영진에게 주가 부진의 이유 등을 물어 답변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mail protected]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