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정갑윤으로 분열된 親朴… 어부지리 우려에 '단일대오' 필요론

이완구·정갑윤으로 분열된 親朴… 어부지리 우려에 '단일대오' 필요론

기사승인 2014-02-16 20:07:00
[쿠키 정치] 새누리당 친박(親朴·친박근혜)계가 차기 원내대표 지지후보를 놓고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완구 의원 쪽으로 기울었던 지지세가 최근 울산시장 출마를 접은 정갑윤 의원 쪽으로 일부 이동하면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돼 버렸다.

친박 핵심 의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완구 대(對) 정갑윤’으로 분열된 후보 구도에 대해 “유연하고 탄력적인 다목적 카드로 해석해 달라”며 “원내대표 경선 이후 전개될 주요 정치 일정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변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원내대표 경선 이후 치러지는 6·4지방선거, 6월말 혹은 8월말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등과 맞물려 두 의원 중 어느 한쪽으로 지지가 결집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당내에서는 친박계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이 의원이, 전대를 대비해서는 정 의원이 더 적합한 원내대표 카드라는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일단 차기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직전 선출돼 당의 간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격전지인 충청지역에서의 승리를 위해 이 의원(충남 부여·청양)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충청지역 친박 의원은 “대전과 충남·충북 의원들 대다수가 지방선거 승리를 비롯해 당의 지역적·계파적 통합을 위해 이 의원을 지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의 당권 도전을 위해서는 정 의원이 적임자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서 의원(경기 화성갑)과 이 의원이 충청지역 인사로 겹치기 때문에 김무성 의원(부산 영도)과의 경쟁을 위해 정 의원(울산 중)이 러닝메이트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당내 기반을 놓고도 지지성향이 엇갈린다. 원박(元朴·원조친박)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박 대통령의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당시 경선캠프 참여 여부로 볼 때도 정 의원은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사지만, 이 의원은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충남지사직을 던졌던 행보를 제외하고는 박 대통령과의 특별한 정치적 접점이 없다.

지지세가 엇갈리면서 자칫 비주류에 어부지리를 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친박계가 정 의원 쪽의 결집을 택할 경우 반발한 이 의원이 출마를 강행, 3자구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다른 친박 의원은 “경선 전에 어떻게든 한 명으로 정리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두 의원이 동시에 나와도 1차경선 뒤 결선투표에서 힘을 모을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동근 기자 [email protected]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