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되는 치과… 치아 교정도 이젠 개인 맞춤형

디지털화되는 치과… 치아 교정도 이젠 개인 맞춤형

기사승인 2013-10-15 11:50:01

[쿠키 건강] 디지털이 세상을 바꿔 온지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이제 교육적 목적을 제외하면 종이에 메모를 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디지털화가 유난히 늦게 진행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의학계다. 사람의 신체를 다루다 보니 아직까지는 더욱 정교하고, 전문가의 축적된 경험과 감성이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학계, 특히 보수적인 분야인 치과계의 치아교정 치료분야도 조금씩 디지털화 되고 있다. 특히 이미 오래전부터 아나로그 필름이 없어진 방사선과 계열이 아니라 직접 시술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치아교정에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가장 최근의 사례를 꼽으라면 투명치아교정인 ‘인비절라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비절라인은 1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교정장치로, 치아에 씌우는 투명한 플라스틱 형태를 하고 있다. 얇은 마우스 가드와 비슷하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이 인비절라인이 디지털 기술과 접목되는 부분은 바로 3D 영상 치아이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클린체크’다. 클린체크는 교정치료의 과정과 결과를 3D영상을 통해 미리 확인 가능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인비절라인사에서 직접 제작했다.

치과의사가 환자의 치아 본을 뜬 결과와 클린체크를 통해 수립한 치아교정계획을 미국 인비절라인사에 보내면 인비절라인 본사에서는 치아교정이 끝날 때 까지 사용하는 투명 교정장치를 제작해서 보내준다.

교정을 하는 치과의사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치아교정 치료 전에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치료 과정과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3D 영상으로 결과까지 미리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여러 번 수정도 가능하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허재식 원장은 “클린체크를 사용하면 매우 정교한 단계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치료를 계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개의 치아를 복잡하게 움직이는 치아교정도 가능하다”며 “이는 사람의 감에 의존해 진행하는 일반 치아교정에 비해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측교정장치인 ‘인코그니토’ 역시 디지털화된 치아교정법의 대표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에서 만들어진 치아교정장치인 인코그니토는 환자의 치아를 정밀 검사한 뒤 컴퓨터를 통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는 점에서 인비절라인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

일단 치료계획이 세워지면 치과의사는 전용 인상재로 환자 치아의 본을 뜬 뒤, 3M 독일 인코그니토 본사에 전송하고, 인코그니토 본사 측은 이를 고해상도 광학 3D 스캐너와 정밀한 CAD/CAM을 이용해 개인별 맞춤 브라켓을 제작한다.

그리고 로봇 밴딩 시스템을 이용해 환자가 교정치료를 끝낼 때 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와이어를 만든다. 참고로 브라켓은 치아에 직접 붙이는 치아교정용 장치이며, 와이어는 이 브라켓을 연결해 치아의 이동을 유도하는 장치다. 투명교정장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치아교정은 이 두 가지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처럼 디지털화된 인코그니토는 기성품 브라켓을 사용하는 일반 설측교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개개인의 치아모양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치아와의 부착면이 넓은 형태로 브라켓이 만들어져 설측교정의 최대 단점인 브라켓과 와이어의 혀걸림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기술과는 관계없지만 인코그니토의 경우 이물감을 줄이기 위해 인체친화적인 금속인 금을 사용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같은 장점들에 발음 걱정에 치아교정을 망설이는 아나운서나 스튜어디스, 교사, 변호사, CEO 등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인들은 인코그니토를 선호하는 편이다.

한편, 허재식 원장은 “디지털화된 치아교정방법들은 ‘레디메이드’라고 해서 치료 시작 전 장치를 전부 제작하기 때문에 치과의사의 능력보다는 컴퓨터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사실 어떠한 치아교정법이든 치료에 대한 치과의사의 깊은 이해와 많은 경험을 요구한다는 점은 같다”며 “이 때문에 인비절라인이나 인코그니토 제작사 모두 치과의사들에게 별도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술자의 실력이 갖춰졌을 때 디지털화된 기술을 사용하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사람의 감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손대기 어려웠던 복잡한 부정교합 사례 시 보다 정밀하고 복잡한 이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편리한 개인맞춤형 치아교정장치 제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email protected]
조규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