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습진처럼 보이지만, 잘 없어지지 않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피부질환이 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부분, 손바닥, 발바닥에 직경 1mm 이하의 작은 물집이 생기고, 쉽게 터지지 않는 것이 특징인 이 질환은 ‘한포진’이다.
이 한포진은 작은 물집들이 합쳐져 큰 물집이 되거나 물집을 터트리는 것으로 증상 부위가 번지기도 하며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돼 환자들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이 질환은 환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병·의원을 찾게 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같은 한포진은 유난히
잘 생기는 사람이 있다. 주로 다한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다한증이란 땀이 유난히 많이 나는 증상이다. 그렇다면 왜 다한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 생기는 것일까? 하늘마음한의원 정혜미(일산점
원장은 “다한증과 한포진의 관계는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혜미 원장에 따르면 한포진은 초기에는 손, 발의 땀구멍에서 생기는 염증으로 파악됐었다. 때문에 다한증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분위기였다. 한포진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 됐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한포진은 땀구멍에 생기는 염증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에 따라 다한증과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다한증 환자들이 모두 한포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손발에 땀이 잘 나는 습윤한 환경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다한증으로 인해 손발을 자주 씻어서 손발에 자극을 주게 되면 한포진의 염증 또한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포진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정혜미 원장은 “한포진은 환자의 과반수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발견되는 면역질환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와의 관련성도 지적되고 있다”며 “따라서 외부 독소물질 차단과 인체 내 면역력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한포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우선 한포진 부위의 물집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체내 면역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정혜미 원장은 “한포진은 보기에는 습진과 비슷하지만 방치할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므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외관상 습진과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증상이 습진과 비슷하지만 잘 낫지 않고 악화와 호전이 반복된다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먼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