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정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원조 친박(親朴·친박근혜)인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박(非朴·비박근혜) 성향의 의원을 사무총장 등에 임명하고 싶지만 청와대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20일 단행할 예정인 주요 당직 인선은 벌서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초 황 대표는 임기 2주년인 지난 15일 이전에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신임 원내대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는 반발에 부딪쳐 경선 이후인 16일로 한 차례 미뤄졌다. 이어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 구성과 동시에 인선하자는 여론에 떠밀려 또 다시 연기했다.
그 배경엔 ‘통합형’ 지도부를 구성하고 싶어도 당내에서 ‘영(令)’이 잘 서지 않는 황 대표의 ‘말 못할 고민’이 존재한다. ‘황우여 2기 체제’를 1기에 이어 친박 사무총장으로 가자니 ‘친박 지도부 일색’에 대한 여론이 부담스럽고, 자기 뜻대로 비박 성향의 의원을 앉히자니 청와대와 친박의 반발이 껄끄럽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내 후임을 원하는 사람이 5명 정도 있다”고 말했다. 친박의 홍문종 의원과 비박 성향의 원유철·정갑윤·이완구·장윤석 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황 대표의 구상은 원내대표에 핵심 친박인 최경환 의원이 당선됐기 때문에 사무총장은 비박 성향 의원 중에서 고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원 의원은 친박 진영에서 반대가 심하고, 이 의원의 경우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친박의 주장이 관철돼 홍 의원이 사무총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대변인에 중도 성향의 유일호 의원을 사실상 낙점한 것도 친박에 사무총장 자리를 내주고 얻은 성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성 대변인은 민현주 의원의 연임이 유력하다.
제1·2사무부총장 역시 친박 진영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에 전권이 있는 원내지도부 구성과 맞물려 원내수석부대표에 친박 의원을 임명할 경우 부총장을 비박 성향으로 채우게 되고, 반대의 경우 친박에게 한 자리가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김세연·조해진(비박), 윤상현(친박) 의원이 사무부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황 대표가 임명하는 남은 주요 당직 중 전략기획본부장에는 현직 조원진 의원이 이철우 의원을 후임으로 추천했고 홍보본부장엔 박창식 의원이 거론된다. 여의도연구소장엔 원외의 권영진 부소장을 승진시키는 안과 비례대표 초선에게 맡기는 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는 이 같은 인선 방안에 대해 지난 1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전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원내대변인엔 서용교 의원과 여성 의원 몫으로 강은희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동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