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믹스에 지방함량이 돼지 목살 수준이라니요. 이게 말이나 되는 연구입니까? 국민 10명중 8명은 음용할 정도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식품에 지방함량이 돼지 목살 수준이라는 오명을 씌우면 그럼 그간 먹었던 사람들은 다 뭡니까?”
국민식품 ‘커피믹스’가 엉뚱한 연구로 난데없이 ‘돼지 믹스’ 오명을 씌게 됐다. 지방함량 수치가 삼겹살과 돼지 목살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관련 연구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팀이 실시한 것으로 시중 유통 커피믹스를 모아 지방·포화지방 함량을 분석한 결과 커피믹스의 지방함량이 삼겹살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술 더 떠 한국식품영양과학회는 이 연구결과를 학회지에 싣기까지 했다.
정작 매일 커피믹스를 먹는 소비자들은 이같은 연구결과에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내용 자체가 너무 주관적이어서 말도 안 되는 연구라는 평가 일색이다. 관련업계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연구를 연구라고 했을까”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커피업계 1위 기업 동서식품은 오늘(15일) “커피믹스 지방함량이 연구에서처럼 많은 게 아니라 정확히 따져보면 삼겹살의 1/36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수십년 커피만을 연구했던 기업과 우리나라 최고라고 자부하는 서울대의 연구결과가 서로 상반된 모습이다.
사실 서울대의 이번연구는 커피믹스를 삼겹살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발상이다.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혹은 연구를 열심히 했다는 정도를 표시내기 위한 댓가치곤 소비자 혼란 정도가 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연구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연구만 하는 성향이 짙다. 서울대 연구팀은 연구에서 성분표기를 했는지 안했는지까지 거론하며, 업체들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쯤 되니 연구가 아니라 어느 소비자단체의 소비자리포트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실소가 터져 나올 뿐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