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문화] 해마다 수천 개의 패션쇼가 세계 여러 곳에서 열린다. 뉴욕 컬렉션, 파리 컬렉션, 런던 컬렉션 등 유명한 장소만도 수 군데에 달하며 그 종류는 수백 가지다. 패션쇼를 평소에 접할 일이 거의 없는 일반인들은 패션쇼를 칭하는 말만 보면 무슨 소리인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패션 쇼, 과연 어떤 기준으로 나뉘어 지는지, 어떤 옷들이 무슨 쇼에 올라오는지 분류별로 용어를 정리해 보자.
★S/S, F/W
1년에 두 번씩 치러지는 세계 각 도시의 패션 위크는 계절별로 열리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S/S와 F/W가 바로 그 계절 분기를 나누는 이름인데, 봄/여름(Spring/Summer)과 가을/겨울(Fall/Winter)을 가리키는 약자다. F/W는 간혹 A/W(Autumn/Winter)로 표시되기도 하는데, 같은 뜻이다. 봄/여름 컬렉션에는 하절기의 가볍고 발랄한 옷들이 주류를 이루며,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동절기의 무게감 있는 옷들이 주류를 이룬다.
★오트 쿠튀르
오트 쿠튀르는 본래 ‘고급 재봉’이라는 뜻의 단어이나 최근에는 고급 주문복, 특히 여성복 컬렉션을 뜻한다.
지난 1868년, 프랑스 파리의 양장점 디자이너들이 기존 고객을 위해 새로운 의상을 발표하고 그 해의 유행을 선도하던 컬렉션 쇼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 세계의 명품 패션 하우스들이 앞을 다투어 오트 쿠튀르 쇼를 매년 파리에서 하고 있다. 쇼에 쓰이는 대부분의 옷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현존하는 최고의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모토로 만들어지는 것이 오트 쿠튀르 컬렉션이다.
★프레타 포르테
오트 쿠튀르가 고급 주문복이라면, 프레타 포르테는 고급 기성복 컬렉션을 뜻하는 단어다.
프레타 포르테는 원래 ‘기성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2차 세계대전 직후에 널리 보급되었던 값싸고 품질 좋지 않은 보급형 기성복을 대신해 파리의 부유층이 디자이너들에게 고급형 기성복을 주문하면서 패션 용어로 굳혀지게 됐다. 오트 쿠튀르 컬렉션이 기존에 존재하기는 했지만, 오트 쿠튀르의 옷은 너무 비싼데다가 편안함보다는 예술성을 중시해 평소에 입기는 힘든 옷들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은 매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지에서 해마다 두 번씩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급 브랜드들의 ‘패션 쇼’들이 대부분 프레타 포르테에 속한다. 오트 쿠튀르보다는 훨씬 실용적이고 평소에 입을 수 있는 옷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컬렉션마다 한두 벌 정도밖에 생산하지 않는 오트 쿠튀르와는 달리 프레타 포르테는 몇 백 벌이라도 생산할 수 있어 훨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레디 투 웨어(ready to wear)’도 프레타 포르테와 같은 뜻이다.
★pre-fall 컬렉션
계절과 계절 사이, 간절기의 옷 컬렉션을 뜻하는 단어다. 최근 지구의 계절은 온난화와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의 계절만으로는 나눌 수 없게 되었기에 계절과 계절 사이 입기 좋은 옷들을 내놓는 컬렉션들이다. 런웨이에서 치러지는 패션쇼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간단한 프리젠테이션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간혹 커다란 하우스의 경우에는 이벤트성 간절기 컬렉션 쇼를 하는 경우도 있다.
★크루즈 컬렉션
여름 휴양지에 적합한 패션을 선보이는 컬렉션이다. 대부분 봄/여름 컬렉션에서 하절기 패션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거대 패션 하우스들이 매년 패션쇼를 치르고 있다. 뜨거운 여름의 컬렉션답게 가볍고 시원한 소재의 옷이 주가 되며, 휴양지를 위한 컬렉션답게 젯셋족(jet-set·여행과 출장을 자주 다니는 상류층을 일컫는 말)이 주로 선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