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스크린 독점 비판, 장훈 감독 인신공격 한 적 없다”

김기덕 “스크린 독점 비판, 장훈 감독 인신공격 한 적 없다”

기사승인 2011-07-15 14:08:01

[쿠키 문화] 김기덕 감독이 15일 일부 영화들의 스크린 독점을 재차 비판했다. 자신의 제자이자 영화 ‘고지전’의 감독 장훈씨를 향한 인신공격의 뜻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날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 감독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진심으로 ‘고지전’ 개봉을 축하했고 장씨가 떠날 때 해체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극장 규모보다 큰 제작비를 들였다면 아시아 또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이렇게 한국 극장을 독식하는 것은 다른 중·저예산 영화의 씨를 말리는 것”이라며 일부 영화들의 스크린 독점 현상을 비판했다. 이어 “단순 문화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이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 감독은 14일 “‘고지전’이 개봉일을 21일에서 20일로 당기고 2~3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며 “장씨의 새 영화 개봉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능력이 있는 만큼 좀 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화를 보여 주길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다음은 김기덕 감독의 성명서 전문.

멀티플렉스의 의미가 뭔가 여러 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 극장 문화가 그런가?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어렵게 갔는데 다른 영화가 없어서 할 수 없어 걸려있는 두 세 개 중에 하나의 영화를 본다고 한다.

외화 한국영화를 가리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알기로는 ‘퀵’이라는 영화도 서로 경쟁하다 앞당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영화들이 사전 유로 시사로 잡은 극장들은 보통 저예산 영화들이 꿈도 꿀 수 없는 숫자이고 이건 분명히 잘못 되었고 그 안에서는 피해를 보는 영화들은 개봉 룰을 지키며 노심초사하는 작고 힘없는 영화들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극장 수와 관객 수가 정말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그 영화 제작기간이 십년이라는데 지금 사전 개봉하는 영화들이 그 정도로 고생했나? ‘풍산개’도 영하 15도에서 얼어 죽기를 각오하고 찍었다.

이것은 문화의 일방적인 조종이고 결국 국민은 단순 문화의 노예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아무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특히 당사자인 이름 있는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그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2200개 극장에 1400개 60%가 걸리는 것은 그 영화를 수출하는 미국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알기론 미국에서도 10% 좀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극장 규모보다 큰 제작비를 들었다면 아시아 또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이렇게 한국 극장을 독식하는 건 다른 중 저예산 영화의 씨를 말리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고 어느 순간 수술이 불가능해진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입으로 잘 먹으면 뭐하나?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먹어야 할 문화의 양식이 부족하면 미래는 추해진다.

일부 언론이 성명서에 대해 개인의 인신공격성으로 기사를 쓰는데 불구경 하는 마음으로 쓰지 말고 다시 잘 읽어 보기 바란다. 분명히 진심으로 개봉을 축하했고 그들이 떠날 때 해체 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 그 뼈까지 아픈 감정을 조절하느라 수없는 어둠과 싸우고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을 이렇게 비틀어도 되는가?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나 저의 ‘풍산개’나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다. 왜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 하는데 영화 밖에서는 투견장을 만드는가? 칸에서 ‘아리랑’을 본 사람이 아리랑 백분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 사람이 있는가? 상을 준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인신공격 상을 준 것인가? 당장 기자 시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2011년 7월 14일 김기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