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영화] 2010년 영화계를 정리하면서 빼놓지 않은 이름이 바로 송새벽이다. 극단 연우에서 쌓은 탄탄한 실력은 봉준호 감독을 매료시켜 2009년 영화 <마더>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2010년 <방자전>에서 ‘변학도’ 역을 맡아, 영화계를 흔들었다. 송새벽은 이 영화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뒤어이 <해결사>에서는 “도시가스인데요, 껐어요”라는 말 한마디로 ‘뻥’ 터트렸고,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서는 류현경과 호흡을 맞춰, 또한번의 주가를 올렸다.
그리고 결국 주연을 꿰찼다. 상업영화 데뷔 2년차만의 쾌거다. 대부분의 신인들은 이 경우 기뻐하면서도 부담스러워한다. 영화 장르를 불문하고 ‘주연’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들어가기 전에는 첫 주연이다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살짝 부담이 있었죠. 왜냐하면 많은 돈이 들어가는 상업영화이고, 그런 부분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촬영이 들어가서는 감독님도 그렇고, 연기 자체에 대해서는 부담이 없었어요. 분량만 차이가 있고요”
송새벽이 극중 맡은 역은 경상도 여자와 사랑하고 결혼하는 전라도 남자 ‘현준’ 역이다. 펜판로 만난 경상도 여자 ‘다홍’ (이시영)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다, 결혼을 결심하지만 난관에 부딪힌다. 지금은 젊은 층에서 많이 희석됐지만, 사실 영화속 지리적 배경이 되는 경상도와 전라도는 앙숙과 같은 사이다. 실제 전라북도 출신인 송새벽도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자랐을까.
“경상도와 전라도만 유독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세대때는 사실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어르신들 세대에서만 그런 것이 조금 있었죠. 24살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그런 부분은 못 느낀 것 같아요”
전라북도 출신인 송새벽은 사실 영화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익히냐고 고생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그가 연기하는 것은 광주다. 억양 자체가 다르다. 스스로가 전라도 출신이라, 미묘한 차이를 더 느꼈을 터,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
“타이틀은 경상도와 전라도인데, 제가 원래 전라북도 군산이라 특색적으로 드러나려면 전라남도 전라도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공부를 했어요. 대본에 일일이 체크를 해서요. 그래서 배웠어요. 전라도와 충청도 사투리가 약간씩 섞여서 좀 특이하거든요.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주인공의 고향이 광주라는 설정인데 제 입장에선 오히려 그래서 더 헷갈렸어요. 자칫 잘못하면 전북 사투리랑 전남 사투리가 짬뽕이 될 수 있거든요. 차라리 백지 상태에서 배웠으면 모를까 전북 출신 애가 남도 사투리를 배우려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라도 출신이다 보니 더 미묘한 디테일이나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구요"
 하지만 뭐 불편하겠죠. 쿨하게 ‘이해해’라고 말을 해도 사실은 아니겠죠. 저도 그런데요. (웃음)”<br/><br/>적은 작품이지만, 독특한 자신만의 연기색깔을 만들어낸 송새벽을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도 존재한다. 과연 지금껏 보여준 색깔이 주연에서도 통할까라는 점이다. 주연 배우들이 이끌고 가는 영화에 감초와 같은 역할로 색다른 맛을 보여주는 것과 자신이 스스로 영화의 색깔을 만들어야하는 것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조연과 주연이라는 간극을 어떻게 메꿨을까<br/><br/>“사실 주연이다 조연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분량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생각을 했죠. 그리고 이번 영화는 가족 영화이기 때문에, 저 혼자 이끌어간다는 생각은 많이 없었어요. 그리고 같이 출연한 선생님들이 모두 너무 대단하신 분들이잖아요”<br/><br/>영화를 보면 독특한 캐릭터로 관객들을 휘어잡지만,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까지 할 정도로 평범하다.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송새벽 씨 닮았네요”라는 말을 할 정도다. 웃어야 될까 울어야 될까.<br/><br/>“제가 인터뷰하면서 근처에 점심때 밥 먹으러 가는데, 모자도 안 쓰고 그대로 가는데 아무도 못 알아봐요. 제가 영화에서 화려한 치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현실에서도 못 알아봐요. 사실 올 초까지는 알아봐주시길 바랬어요. 연말에 상도<br/>많이 받았는데, 알아보려나 했죠. 그런데 지금은 편해요”<br/><br/>송새벽의 독특한 캐릭터는 어떤 롤모델을 요구하기에도 난해하다. 도리어 그에게는 자신이 향후 영화계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갖길 원하냐고 묻는 것이 적절할 듯 싶었다.<br/><br/>“그건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관객들이 저를 보고 ‘송새벽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평가를 해주시겠죠. 그리고 제가 아직 영화에 온지 얼마 안됐고, 앞으로 상영되는 영화들을 보고 관객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시겠죠. 어쨌든 저로서는 캐릭터를 일부러 만들어서 밀고나가겠다고 하는 마음은 전혀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연기자로서 못된 생각인 것 같고, 제가 그랬다면 연기자를 하지 않았겠죠. 제 가슴을 건드리는 역할이 있다면, 잘 할 것 같아요”<br/><br/>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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