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비만 되레 약이다…저체중 더 빨리 죽어

적당한 비만 되레 약이다…저체중 더 빨리 죽어

기사승인 2011-03-04 1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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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보통 체질량지수(BMI)가 23~25 이상이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돼 건강에 좋지 않다는 권고를 받지만 한국인은 오히려 과체중에 해당하는 BMI 22.6~27.5일 때 사망 확률이 가장 낮다는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과체중과 비만 기준을 서구와는 다른 기준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강대희 박수경 교수팀은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sia Cohort Consortium)'을 구성해 한국인 2만명 등 아시아인 114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5년부터 평균 9.2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코호트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7개국이 참여했으며 연구논문은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등 서구의 경우 비만한 사람의 사망 확률이 높다는 근거는 대부분 서구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결과에 근거한다. 반면 아시아인에게 이같은 서구형 비만기준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만도를 평가하는 데 잣대가 되는 체질량지수(BMI)는 비만기준으로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비만의 기준은 현재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데 아시아에서는 과체중이 25 이상, 비만이 30 이상이다.

대한비만학회의 경우는 이보다 더 염격해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이면 과체중, 25를 넘으면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아시아인 그중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인의 경우 BMI가 22.6~27.5일 때 사망 확률이 가장 낮았다.

BMI 35 이상으로 초고도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사망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1.5배 높았다.

유근영 교수는 논문에서 "비만이 당뇨병이나 심장병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서구형 암 위험을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인종 간 차이를 고려할 때 비만 기준치가 새롭게 정해져야 한다"면서 "인도인이나 방글라데시인들은 비만한데도 사망 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히려 극심한 저체중과 사망의 연관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근거로 연구팀은 비만지수가 15 이하로 극심한 저체중의 경우 사망 확률이 체질량지수 22.6~25.0인 사람들에 비해 2.8배나 높았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강대희 교수는 "최근 비만에 대한 논의가 상업적 측면과 과도하게 연계되면서 인종별 특성을 고려한 코호트 연구조차 없이 비만기준이 정립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국내 비만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