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공연] 풍요속 불행 느끼는 당신을 낯뜨겁게 만드는 ‘애니’

[Ki-Z 공연] 풍요속 불행 느끼는 당신을 낯뜨겁게 만드는 ‘애니’

기사승인 2010-12-18 13:06:01

[쿠키 문화]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에 내년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사는 이들이 다수겠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요즈음, 이런 풍조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도,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는 뮤지컬 한 편이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뮤지컬 ‘애니’는 1976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관객들로부터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도 선보였다.

고아 소녀 ‘애니’로 인해 희망을 안게 된다는 이야기로, 주인공 ‘애니’를 비롯해 출연 배우 대부분이 아역배우로 이뤄졌다. 나이 어린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라고 해서 얕잡아 볼 수만은 없다. 약 2시간동안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어린 배우들에게는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고 이들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서 긴장감과 박진감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특히 ‘애니’가 들려주는 노랫말을 통해 현재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고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애니는 추운 겨울 외투조차 없이 지내야하고, 굶주린 배를 쥐어가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고된 일도 해야 하지만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현실에 불평을 하기 보다는 내일은 더 밝은 내일이 있을 거라며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다.

옷장에는 옷이 가득하지만 입을 옷이 없다며 철마다 새 옷을 사면서 돈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지만 한 손에는 간식거리를 들고 있는 사람들의 낯을 뜨겁게 만드는 셈이다.

‘애니’의 낭랑한 목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지는 데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도 한 몫 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에서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이라는 음표들은 객석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어른에게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거나 의미 있는 감성을 안겨주고 싶다면 ‘애니’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애니’ 역에는 지난 공연에서 ‘몰리’ 역을 맡았던 김미랑과 오디션부터 심사위원의 눈길을 모은 손영혜가 낙점됐고, 억만장자 ‘워벅스’는 배우 이영하와 주성중이 더블 캐스팅됐다. 고아원 원장 ‘해니건’ 역으로 김선경과 박선옥이 출연하는 뮤지컬 ‘애니’는 28일까지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은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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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