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평왕 세 딸 조명하는 KBS ‘역사스페셜’

진평왕 세 딸 조명하는 KBS ‘역사스페셜’

기사승인 2009-09-17 17:52:01
[쿠키 문화] 신라 제27대 왕인 선덕여왕에 관한 내용이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실제 인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주 보문에 있는 선덕여왕릉과 그 아버지였던 진평왕릉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발 빠른 여행사는 ‘선덕여왕 투어’ 상품도 내놓았다.


KBS 1TV ‘역사스페셜’은 선덕여왕을 비롯해 천명, 선화 등 진평왕과 그 세 딸의 삶을 조명한다. 19일 오후 8시 방송.

진평왕은 애타게 아들을 기다렸다. 하지만 모두 딸이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었다. 덕만은 영리했고 천명은 온순했으며 선화는 미모가 빼어났다.

덕만이 바로 선덕여왕이다. 그는 632년 1월 화백회의를 통해 최초의 여왕이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왕의 즉위에 반대하는 귀족들이 칠숙· 석품의 난을 일으킨다. 그를 지켜준 논리가 ‘성골남진(聖骨男盡)’이었다. 왕위를 이을 성골 귀족 중 남자가 없으니 성골 혈통을 지닌 덕만공주가 왕위를 이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제작진은 “성골남진은 덕만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한 진평왕의 핑계에 불과했다” 설명한다.

실제로 성골은 진골과 구분이 명확지 않았고, 사위가 왕이 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덕만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한 진평왕의 명분이었다는 학설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왕위에 오른 덕만이 선덕 11년에 백제 의자왕의 침공을 받아 고심하는 이야기도 보여준다.

천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료가 없어 제작에 애를 먹었으나 그의 아들 김춘추를 통해 광의적으로 해석해 냈다. 천명은 왕의 지위를 양보하라는 아버지의 명에 순종한다. 그리고 5촌 당숙벌 되는 김용춘과 결혼, 훗날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김춘추를 낳는다. 태종무열왕이 된 김춘추는 즉위 후 어머니에게 ‘문정태후’라는 시호를 올린다.

우리에게 ‘서동요’로 잘 알려진 선화공주의 결혼 이야기도 소개된다. 제작진은 선화와 서동의 결혼이 국경을 넘어선 열렬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백제 무왕이 왕이 되기전 신라의 왕권을 차지하고자 추진한 정략 결혼 전략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백제의 무왕이 된 서동은 신라를 줄기차게 공격하며 진평왕과 시종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email protected]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