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팬츠에서 배꼽티까지…‘시네마 패션’ 온라인 전시회

핫팬츠에서 배꼽티까지…‘시네마 패션’ 온라인 전시회

기사승인 2009-06-10 20:04:01


[쿠키 문화] 영화 ‘맨발의 청춘’에서 배우 엄앵란이 입은 샤넬라인 스커트와 컬이 들어간 단발머리, ‘서울 무지개’ 속 강리나가 선보인 배꼽티….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영화 속 패션은 관객에게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일으켰고, 극장을 떠나 거리로 침투했다. 배우들의 의상은 금기에 대한 도전이자, 그 당시 유행의 반영물이었다.

이러한 영화 속 패션 흐름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사이버 전시회 ‘룩, 코리안 시네마 패션’이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에서 30일까지 열린다. 관객들은 1960∼90년대 영화와 의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대중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0년대에는 교육 기회, 평등주의라는 가치가 스며들었고, 이에 따라 젊은이들의 개방적 생활을 담은 영화가 유행했다. 특히 ‘맨발의 청춘’(64년) 등에서 여대생 역을 주로 맡았던 배우 엄앵란은 오드리 햅번을 연상케 하는 의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의류가 실용적 측면에서 평가받던 때에 그는 의상이 하나의 미학적 대상임을 보여줬다.

엄씨는 “당시 도로포장이 거의 안 돼 하이힐만 신고 가도 굽이 다 헐던 시절이었다”며 “외국에 갈 때마다 트렁크 가득 옷을 장만했고, 이런 의상을 보는 사람마다 ‘어디서 샀냐?’며 궁금해 했다”고 회상했다.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진입하던 시기인 70년대는 성 개방과 함께 미니스커트와 핫팬츠가 대세였다. 유니섹스 의상도 본격화돼 영화 속 여배우들도 몸에 딱 붙는 셔츠와 나팔바지를 입었다.

민주화 운동이 고조됐던 80년대에는 88올림픽과 컬러TV 보급을 계기로 스포츠 의류와 밝은 색 옷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 시기에는 사회 고발성 영화와 함께 에로물이 인기를 누렸는데, 권력에 의해 희생된 여인의 삶을 그린 ‘서울 무지개’(89년)도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연을 맡은 강리나는 90년대에 유행한 배꼽티를 앞서 입고 나와 반향을 일으켰다. 호랑이 무늬와 가죽 등 다양한 소재와 함께 부피감이 있는 레이스를 의상에 활용해 당시 화려한 스타일이 유행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리나는 “대학교에서조차 배꼽티를 입으면 다들 눈을 흘겨보던 때였다”며 “150∼200벌 옷을 소화하기 위해 직접 스타일화를 그려서 촬영 때 이용했다”고 말했다.

민간 정부와 세계화로 인해 포스트모더니즘이 나타난 90년대는 어떨까. 영화 속 패션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하는데 신체를 강조한 쫄티, 란제리 룩, 찢어진 청바지 등이 나타난다. 당시 신세대의 결혼관을 그린 영화 ‘결혼 이야기’(92년)를 통해 밝은 색상의 와이셔츠를 입은 최민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70년대에 여배우들이 유니섹스 옷을 입었다면 90년대에는 남성 의상의 여성화가 진행된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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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