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 인구 분산을 위해 2005년부터 추진된 송파(위례) 신도시 추진계획은 국방부가 단 6개월만에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난항에 빠진 것으로 공문서 분석결과 드러났다. 또 안보상의 이유 이외에도 예정지 내 남성대 골프장의 대체지 선정 문제가 갈등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와 국토해양부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송파에 주둔한 특수전사령관과 한국토지공사 사장은 지난해 4월 부대 이전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각서에는 특전사가 이전할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지역에 부대 대체 시설을 건설한다는 내용은 물론, 군가족의 이사비 지급과 군자녀를 위한 학교설립 문제까지 세세하게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0일 국방부는 돌연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던 토공에 “특수전사령부 이전사업의 입찰공고를 추후 통보시까지 보류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각서 체결후 불과 6개월만에 국방부가 군부대 이전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차례 국방부에 남성대 골프장 이전을 위한 대체지를 선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설명자료를 통해 “남성대 골프장은 유사시 특전사 2개 대대가 동시 임무 수행을 하도록 평지로 조성된 헬기 이착륙장”이라며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전사령부도 북한의 특수전 병력 증강과 서울 등 도심 테러에 대한 즉시 대응을 위해 현 부지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같은 자료에서 “송파신도시 사업이 안보적 측면에서 국방부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정책결정하였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함”이라고 짧막하게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6개월만에 특전사 부대 이전을 사실상 철회한 것을 두고 “제2롯데월드 건설 규제는 풀고, 찬성했던 송파신도시는 반대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또 예비역 장성들이 자주 이용하던 남성대 골프장을 놔두는 방식으로 롯데월드로 성난 군 원로들의 마음을 달래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군이 이명박 대통령의 코드맞추기를 위해 전 정권에서 반대한 롯데월드는 허가하고 전 정권의 신도시개발 계획은 뒤집은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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