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정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5음절 화법이 새삼 화제다. 박 전 대표는 1일 이상득 의원의 경주 재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해 ‘정치의 수치’라는 다섯 글자로 일침을 놨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파장을 일으키며 경주 재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전부터 압축적인 어법으로 상황을 반전시켜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의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이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오만의 극치’라고 일축했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표의 단문 공격을 받았다. 2007년 1월 노 전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자 박 전 대표는 ‘나쁜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이후 인터넷은 물론 대선 주자들에게도 이 말이 널리 회자됐다.
또 이회창 선진당 총재가 지난 대선에 출마하자 박 전 대표는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한나라당에 보수표를 결집시켰다. 그는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은 직후 입을 떼자마자 “대전은요”라는 말을 던졌다. 열세를 면치 못하던 한나라당은 극적으로 회생했다.
박 대표측 관계자는 “박 대표의 말은 늘 신중하고 오랜 고심의 흔적이 있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절묘한 타이밍에 무임승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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