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문화] 예능프로그램 방송작가들이 밴드를 만들었다. KBS 2TV ‘스펀지’의 박원우(35·보컬), KBS 2TV ‘웰컴투코미디’의 황덕창(38·베이스)과 복상수(37·키보드), MBC ‘황금어장’의 최대웅(38·어쿠스틱 기타)과 장윤희(29·리드기타), SBS ‘웃찾사’의 신소라(30·보컬), KBS 2TV ‘개그콘서트’의 백성운(37·드럼) 작가 등이다. 재미 삼아 만든 이 밴드는 지난해 11월 홍대 앞 ‘사운드 홀릭’에서 정기공연을 했다. 수익도 생겼다. 그것으로 아프리카 어린이 세 명을 돕고 있다.
처음에는 밴드가 아니라 야구팀을 만들 참이었다. 복상수 작가가 지난해 2월쯤 예능연구회 회장인 최 작가에게 “스트레스를 풀자”며 팀 창단을 건의했다. 하지만 겨우 5명이 모였다. 그래서 최 작가가 “야구팀은 고사하고 밴드밖에 못 만들겠네”라고 했고 그 말이 씨가 됐다.
밴드를 만들기로 하자 야구하자고 할 때 없던 이들이 “왕년에 음악 좀 했다”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박 작가는 “가수가 꿈이었다”고 했다. 장 작가는 “대학시절 밴드에 있었다”고 했다. 황 작가는 “인디밴드 출신”이라고, 복 작가는 “마침 키보드를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이름도 정했다. ‘5℃’. 반전을 통해 웃길 때 쓰는 ‘오도시’란 일본말이지만, “음악하기 좋은 온도”라는 멋진 해설도 달았다. 그리고 바로 악기를 사서 매주 화요일마다 연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음악 좀 했다는 이들의 실력 치고는 심각했다. 최 작가는 “악보대로 연주해도 맞는지 틀리는지 감이 없어, 연습실에서 한 시간 연습하면 노래방에선 두세 시간씩 같은 노래를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 공연이었다.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연습하고, 실력도 는다는 계산이었다. 연습은 10여개월 이어졌고, 공연 일시와 장소도 정해졌다. 예능연구회 회원 앞에서 연주했더니 반응도 좋았다. 이왕이면 폼 나게 포스터도 만들고, 인맥을 동원해 유명 게스트도 부르기로 했다. ‘올라이즈 밴드’와 ‘닥터피쉬’의 개그맨 유세윤이 참여했다. 이렇게 한 것이 지난해의 첫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