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지킴이 모이세요” 달항아리 문화학교 첫 입학식

“문화유산 지킴이 모이세요” 달항아리 문화학교 첫 입학식

기사승인 2009-03-13 20:34:04


[쿠키 문화] "우리 문화유산을 아끼고 가꾸는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문화재보호 및 체험 교육 프로그램인 '달항아리 문화학교'가 개설돼 14일 오후 3시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협회회관 4층 강당에서 첫 입학식을 갖는다. 이날 입학식에는 신응수 대목장(편도수) 등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문화재를 답사하는 모임은 더러 있지만 봉사와 체험 활동을 겸한 문화재 강좌가 생기기는 처음이다.

이 학교는 30여년 전부터 인사동 차없는 거리, 북한산 복원운동, 몽유도원도 반환운동 등을 주도했던 민간 문화재보호단체인 문화정책개발연합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현지 답사와 봉사 및 체험을 통해 깨닫게 한다는 취지로 개설했다. 박동(50) 위원장은 "순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달항아리의 기품을 배우고 가꾸자는 뜻에서 학교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1기 입학생은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등 80여명. 교육은 2개월 과정으로 토·일요일(오전 9시∼11시30분, 오후 2시∼4시30분)에 8강 강의로 이뤄진다. 학생들은 종묘∼창덕궁∼창경궁∼운현궁∼국립민속박물관∼경복궁∼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덕수궁∼국립중앙박물관 코스를 돌며 학습활동을 벌인다.

프로그램은 문화재에 수북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붓마름질, 한지에 유물 표면을 직접 떠보는 탁본 체험, 문화재를 DVD로 제작해 발표하는 영상수업, 한지로 문화수첩 만들기, 학습체험을 일기로 쓰거나 편지로 주고 받기 등 다양하다. 수업을 끝까지 참가하는 학생에게는 40시간 정도의 봉사활동 확인서가 주어진다.

김명엽(41) 교장은 "학생들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깨닫고, 기획 편집 논술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식에 앞서 지난 8일 첫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아르코예술회관 창경궁 종묘 등 곳곳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돌담의 보존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석축에 새겨진 문양을 탁본하기도 했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이태영(서울 중경고 3년)양은 "돌 계단 구석구석 껴있던 흙과 먼지를 쓸어내면서 내 맘 한구석도 깨끗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런 노력들이 모인다면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해도 우리 역사와 문화가 길이 보존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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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