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13일만에 배 한 척 뚝딱… 新공법 삼총사

STX조선,13일만에 배 한 척 뚝딱… 新공법 삼총사

기사승인 2009-03-04 22:01:02

[쿠키 경제] STX조선의 돌풍의 힘은 3트랙(드라이 도크·스키드 버스·플로팅 도크) 건조 기술에서 나온다. 세계 최초로 육상 건조공법을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평균 13일만에 배 한척을 건조시키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STX조선은 ‘신 공법개발의 메카’로 불리우며 ‘신화창조’에 나서고 있다.


STX의 힘-3트랙 신기술

STX조선은 지난해 드라이 도크와 스키드 버스, 플로팅 도크에서 모두 51척의 선박을 건조했다. 각기 다른 공법이 적용되는 3개의 시설은 각각 의미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드라이도크 회전율은 지난해 세계 최고 생산능력을 과시했고 스키드 버스와 플로팅 도크에 사용된 공법은 모두 STX조선이 독자 개발한 신 기술이다.

지난해 STX조선은 드라이 도크 1기를 13회전시켜 28척의 배를 건조해냈다. 일반적인 도크 회전율이 8∼10회임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생산능력이다. 이는 도크 1기에서 여러척의 배를 동시 건조하는 ‘세미텐덤 건조공법’ 덕분이다. 이 공법은 일반적으로 한 도크에서 2척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반해 STX조선은 이를 5척까지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도크 없는 조선소

스키드 버스는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SLS(Skid Launching System)’공법이 적용된 시설이다. 육지에서 완성된 배를 스키드 바지(Skid Barge)에 태워 바다로 이동해 띄우면 된다. 조선소의 필수시설로 여겨졌던 도크마저 필요없어진 최첨단 공법이다.

과거에는 선박을 두 부분으로 나눠 만든 뒤 바지 위에서 조립, 진수시켰지만 지난해 아예 완성 선박을 바지로 옮겨 진수시킬 수 있도록 기술을 업그레이드 했다. 도크가 필요없기 때문에 최소 공간만 있으면 적용이 가능하고 초기 시설투자비도 적다. STX조선은 지난해 이 공법으로 16척의 선박을 건조해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을 받는다.

효율성 극대화시킨 로즈 공법

바다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시설인 플로팅 도크에도 자체로 개발한 ‘로즈 공법’이 적용됐다. 과거 플로팅 도크를 사용할 때는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선박 블록을 도크로 이동했다. 작업 방식이 위험할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걸리고 작업 용량도 제한이 컸다. STX조선은 이같은 단점을 극복키 위해 해상 크레인을 반잠수식 중량물 운반선과 ‘모듈 트랜스포터’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플로팅 도크의 선박 건조기간도 기존의 3개월에서 40일로 대폭 단축됐다. 원가 절감 효과는 연간 8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STX조선의 기술혁신 사례에 최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른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STX조선은 2007년부터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물론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VLOC), 초대형 유조선(VLCC)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발전적 아이디어를 통한 신 공법을 개발하는 것이 기술 혁신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고선가·고부가가치 사업전환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 밝혔다.

글로벌 거점 확보로 세계 시장 도전

STX조선은 한국 진해조선소와 중국 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노르웨이의 STX유럽(옛 아커야즈)을 연결하는 글로벌 거점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다롄 기지에서 생산한 선박 블록과 부품 등을 유럽과 한국으로 운송해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하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조선소 부지 제약 및 선진 공법 기술 개발을 위한 3대 축이 완성된 것이다. STX조선은 이같은 글로벌 3대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의 벌크선 및 고부가가치 선박 외에 해양플랜트, 특수선, 크루주 사업 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STX조선은 국내 조선소 및 중국 생산기지의 물량을 합한 결과 지난해 12월말 기준 수주잔량 720만7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해 현대미포조선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수주실적에서는 259만1000CGT를 기록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 이어 세계 3위도 탈환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 한국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조선 업계의 또다른 신화를 쓸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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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