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봤자 그게 그거’ 현혹만 하는 자기계발서

‘읽어봤자 그게 그거’ 현혹만 하는 자기계발서

기사승인 2013-02-06 19:40:04

[쿠키 사회] 취업준비생 서모(27·여)씨는 최근 자기계발 서적을 구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개월 새 자기계발서만 벌써 4권째다. 서씨는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마음의 위로가 되기도 하고, 나도 저자처럼 성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중독적으로 사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도 서점가에는 자기계발서가 인기다. 인터넷 종합쇼핑몰 인터파크는 지난달 자기계발 서적 매출이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6일 한국출판인회의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자기계발서적이 차지했다. 스타강사 김미경씨의 ‘언니의 독설’과 ‘김미경의 드림 온’, 김난도 교수의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 등이다. 이 외에도 수십 종류의 자기계발서들이 각 서점에 비치돼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자기계발서 상위 20위 판매량은 2010년 25만7300권에서 지난해 46만6300권으로 급증했다. 2011년 발간된 김난도 교수의 자기계발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최근 판매부수 300만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자기계발서 인기에 편승해 수준 낮은 자기계발서도 많이 발간되고 있다. 다소 이상적이거나 중복되는 내용이 담긴 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영광(44)씨는 “자기계발서 저자들은 각자 이시대의 멘토라고 자청하고 나서 ‘스스로 원하는 일에 미쳐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라’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매우 특별한 이야기처럼 한다”고 지적했다. 회원수 약 3만명인 네이버 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는 회원들이 자기계발서의 유행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카페 회원인 한모(34)씨는 “자기계발서 중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짜깁기한 책도 있고, 어떤 작가는 같은 내용을 제목과 책 표지만 바꿔 여러 권의 자기계발서를 내는 것 같다”며 “이는 자기계발서를 통해 용기와 위로를 얻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이용한 상업주의”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자기계발서의 인기 비결에 대해 “경기침체기 취업난을 극복하려는 취업준비생들 및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서를 통해 의지를 다지고, 힐링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간혹 사람들은 지나치게 자기계발서에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마치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스스로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 벗어나 고전이나 인문학서적 등 폭넓은 독서를 통해 지혜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email protected]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