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강보험 ‘광고전쟁’

美 건강보험 ‘광고전쟁’

기사승인 2009-08-16 17: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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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건강보험 제도 개혁을 논의하기위해 뉴햄프셔주와 몬태나 주를 방문한 기간 동안 미 전역의 공중파와 케이블 TV 채널을 통해 쏟아진 건강보험 관련 광고 분량이다. 뉴욕타임스는 16일 미국인 어느 누구도 이런 막대한 광고세례를 피해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건보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광고 전쟁으로 까지 번지는 현실을 보도했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6개월여 동안 TV에 들어간 광고비만 5700만달러(약 706억원)가량이다. 또 대부분이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열기가 뜨거워진 최근 45일 동안 집중 투입됐다. 이 가운데 4800만 달러는 오바마 정책 홍보용 또는 지지자들의 광고로 공화당쪽 반대자들의 900만 달러를 압도한다. 이전 같으면 건보 개혁에 반대하던 의사, 제약회사, 병원들도 지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정책 홍보는 투입된 돈의 액수 만큼 큰 효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건강보험 논란을 계기로 보수파는 물론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를 대거 지지했던 무소속 및 중도파 민주당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공화당의 공세가 워낙 거센 탓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30여개 주에서 라디오 광고를 통해 정부가 건강보험을 주도할 경우 국민세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지지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특히 건보개혁이 재정적자와 세금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기위해 빨간 풍선을 터뜨리는 내용의 광고가 큰 인기를 끄는 등 보수파들의 전략이 먹히는 분위기다.

더욱이 켄트 론라드(노스 다코다주) 에반 베이(인디애나 주) 등 6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건보개혁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 오바마를 궁지로 몰고 있다.

수세에 처한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콜로라도주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해 11월 대선 투표 이틀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할머니를 예로 들며 설득에 나섰다.

민주당의 연명치료 중단을 위한 연방예산 지원법안에 대해 공화당이 퍼붓는 공세를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공화당은 “(연명치료 중단은)노인들에게서 고비용의 치료를 박탈하기 위해 사망위원회를 설치하려 하는 것”이라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오바마는 “여러분이 할 수 있든 없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할머니로부터 산소호흡기를 떼기위해 사망위원회를 설치하기를 원한다는 말”이라면서 “나도 작년에 할머니를 잃었다. 나이들고 쇠약해지고 병과 싸워야 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이 어떤 지를 안다”고 응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