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 다시 추진되나?…경제성 있다 중간결론

[단독]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 다시 추진되나?…경제성 있다 중간결론

기사승인 2009-08-13 19:20:01
[쿠키 정치] 좌초 위기를 맞았던 한국형전투기개발계획(Korea Fighter eXperimental·KFX)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4월 건국대 무기체계개념계발응용연구소에 KFX 계획 재검토를 의뢰한 결과, 이 사업이 경제성이 있고 국내파급 효과도 크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결과보고는 지난달 24일 방사청에 제출됐다.

KFX 사업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을 선언하면서 본격화됐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188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KFX 사업을 긍정적으로 재검토한 건국대 무기체계개념계발응용연구소 신보현 소장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꾸려 기술 수준을 재평가 했고, 비용분석도 전문기관에 맡기는 등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면서 “9월9일 공청회를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반대 의견도 참고해 최종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다.

연구소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KDI와 달라진 이유는 10조원이 넘는 개발비용이 예상됐던 스텔스 기능을 생략하고, 전투기를 소형화 해 경제성과 개발가능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연구소측은 전쟁 초기 적진에 침투해 적 방공망을 초토화하는 스텔스기 역할을 대신할 미사일 기술을 우리 군이 이미 갖춘 상태라고 판단했다. 또 아군 지역에서 요격기로 활동하는 소형 전투기는 아군 레이더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완벽한 스텔스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KFX 사업으로 개발되는 전투기는 이미 수출 가능성이 검증된 T-50고등훈련기와 유사한 크기여서, T-50의 플랫폼과 기술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F-35나 F-15급 이상 중대형 전투기 대신 소형 전투기를 개발하면 수출 경쟁력도 높아지는 점도 고려됐다. 소형전투기는 미국이 개발한 F-5가 세계 25개국에 2400여대 공급된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 도태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작전수명을 넘긴 200대 이상의 F-5와 F-4 전투기를 퇴역시켜야 한다. 방사청은 중대형급 이상 전투기는 수입하는 대신, KFX 기종 100여대를 양산해 우리 군의 노후화된 F-5나 F-4를 교체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이 F-5를 퇴역시키고 새로운 전투기를 도입하면 F-5를 보유한 나머지 국가들도 새 전투기를 도입을 고려할 수 있어 수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군 관계자는 “한국이 KFX사업을 통해 전투기 개발능력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 8번째로 전투기를 자체 개발·생산하는 국가가 되는 셈”이라며 “항공기 핵심기술도 서유럽 국가에 견줄만한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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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