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토종이냐 용병이냐’…뜨거운 타격왕 경쟁

[프로야구] ‘토종이냐 용병이냐’…뜨거운 타격왕 경쟁

기사승인 2009-05-31 22:34:49

[쿠키 스포츠] 프로야구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타격왕을 놓고 토종과 용병간의 대결이 뜨겁다. 타율,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등 타격의 주요 5개 부문에서 용병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토종들이 뒤를 쫓는 양상이다.

올 시즌 타격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는 용병은 페타지니(LG)와 브룸바(히어로즈). LG의 붙박이 4번 타자 페타지니는 30일까지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2(1위), 14홈런(1위), 43타점(2위), 출루율 0.547(1위), 장타율 0.747(1위), 안타 65개(2위), 볼넷 46개(1위)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분야에서 엄청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타자의 능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는 무려 1.294라는 가공할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LG가 투수 제이미 브라운을 퇴출시키고 영입한 페타지니는 올해 38살의 노장. 베네수엘라 출신 좌타자로 1994년 메이저리그 휴스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나 1999년 일본 야쿠르트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4년까지 6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7, 223홈런, 813안타, 594타점의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01년엔 타율 0.322, 39홈런, 127타점으로 센트럴리그 MVP를 차지했으며, 2003년 요미우리로 이적하면서 2년간 14억4000만엔(139억원)을 받아 단일 시즌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연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타지니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2004년 시즌 이후 재계약에 실패해 일본을 떠났고, 지난해 한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무릎 통증을 치료한 그는 타고난 선구안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두산의 김현수가 타율 0.396(2위), 출루율 0.485(2위), 장타율 0.665(2위), 안타 65개(2위)로 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한 김현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장타자로 변신을 선언, 파워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기르는 한편 히팅 포인트를 앞당기는 연습을 통해 정교함에 장타력까지 겸비했다.


페타지니와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용병 자리를 다투는 브룸바의 방망이도 무섭다. 타율은 0.260으로 페타지니와 비교할 수 없지만 파괴력 만큼은 페타지니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홈런 14개로 최희섭, 페타지니와 함께 공동 선두이고, 타점은 44점으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형 용병’으로 불리는 브룸바는 2003년 현대에 입단, 이듬해 타율 0.343, 33홈런, 105타점으로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05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감독과의 불화와 부상 등으로 변변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지난해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지난 시즌엔 타율 0.293, 13홈런, 61타점에 그쳤지만 올 시즌 부상을 털고 다시 이름값을 하고 있다. 특히 찬스 때마다 주자를 불러들이는 클러치히팅에선 페타지니보다 한발 앞서며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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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