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돼지 수입금지 부당” 경고… 무역분쟁 조짐

美 “돼지 수입금지 부당” 경고… 무역분쟁 조짐

기사승인 2009-04-29 17:02:01
[쿠키 지구촌] 멕시코발(發)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을 막기 위해 북미산 돼지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늘어나는 데 대해 미국이 경고하고 나서 무역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톰 빌색 미국 농무장관과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 “미국 정부는 무역 파트너들에게 미국 돼지와 돼지 가공식품은 안전하며 수입을 제한할 근거가 없음을 각인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멕시코산과 미국산 돼지 및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러시아 등의 국가들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시킨 것으로 주목된다. 그간 금수 조치를 취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 한국 중국 필리핀 태국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 에콰도르 등이다.

빌색 장관은 “이번 사태는 동물이나 식품의 안전 문제가 아니며 H1N1 바이러스가 인간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라며 “무역 제한 조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크 대표도 “수입 제한은 심각한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커크 대표의 니페테리우스 멕퍼슨 대변인은 특히 수입금지를 취한 나라들의 이름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금수조치의 부당성을 설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이들 국가가 “국경 봉쇄가 최선책이 아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무시하고 진원지인 멕시코산을 넘어 미국산 돼지까지 수입을 금지한 데 격분해 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보일 조짐이 나타나는 와중에 돼지 금수 조치가 취해져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I 예방조처로 인한 갈등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멕시코와 미국 등 북미지역에 대해 내린 여행 자제령도 한몫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자국에서 창궐했던 2003년 때와 달리 이율배반적 조치를 취해 눈총을 사고 있다. 당시 온타리오주에서 43명이 사망하자 캐나다는 각국이 내린 여행 자제령이 불필요하다고 항의하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이번에는 거꾸로 멕시코 여행 자제령을 발동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돼지 금수와 여행 자제 조치 등이 내려지자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SI가 세계경제에 최대 33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안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동훈 기자
[email protected]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