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난장판 속 FTA비준안 통과

국회 외통위, 난장판 속 FTA비준안 통과

기사승인 2009-04-22 21:06:01


[쿠키 정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은 22일 여야 의원들의 격렬한 몸싸움 속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다. 의사봉을 야당 측에 빼앗긴 박진 외통위원장은 손으로 책상을 세 번 두드려 비준안 통과시켰고, 절차상 문제가 불거지자 재차 비준안 통과를 선언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국회 외통위 회의장에는 이날 전체회의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으로 구성된 '한·미FTA 졸속비준 반대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 10여명이 비준안 통과 저지를 위해 회의 시작 전부터 외통위로 들어와 위원장석을 둘러쌌다. 그러나 예정 시간보다 일찍 회의장에 나와 위원장석을 지키고 있던 박 위원장은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항의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잇단 의사진행 발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의장석을 둘러싼 야당 의원들에게 "회의장 질서를 문란하게 할 때는 국회법에 따라 경고하거나 제지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외통위원을 제외한 사람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내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그러자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있던 민주당 최규성·천정배, 민노당 강기갑 의원 등은 곧바로 박 위원장의 마이크를 빼앗고 입을 틀어막으며 상정 저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박 위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비준동의안 상정 이후에도 회의장내 혼란이 지속되자, 박 위원장은 결국 오전 11시44분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되었음을 선언한다"며 손으로 위원장 책상을 세 번 두드렸다.

야당 의원들은 토론과 반대의견이 있는지를 묻지 않았기 때문에 FTA 비준동의안 통과는 원천 무효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오후에 속개된 전체회의 말미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이견이 있는지를 참석 위원들에게 물은 뒤 다시 한 번 비준안 통과를 선언했다. 당시 회의장에는 송영선 친박연대 의원을 제외하고는 야당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외통위 소속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강행처리했던 한·미FTA를 재가결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면서 "한나라당은 국회를 봉숭아학당으로 아느냐"고 비판했다. 또 재가결 자체가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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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