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태국 뚫었다…25년만 한국계銀 귀환

카카오뱅크, 태국 뚫었다…25년만 한국계銀 귀환

기사승인 2025-06-20 09:30:30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태국 정부에서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25여년 만에 한국계 은행이 태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전날(현지시간) 카카오뱅크와 태국 금융지주 SCBX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가 획득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철수한 이래 처음이다.

태국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기반으로만 운영되는 은행이다. 태국은 2023년 ‘첫 가상은행 출범계획‘ 발표를 통해 디지털 경제 활성화와 금융 인프라 혁신,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3개 컨소시엄이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인터넷은행 구축 경험과 높은 기술력, 현지화 역량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1998년 금융위기 직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철수한 이후 첫 재진출이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6월 SCBX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를 포함해 신용카드 사업을 운영하는 ‘Card X’, 금융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Innovest X 증권’ 등 20여 개의 금융·비금융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태국의 대표 금융지주사다.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올해 3분기 중 설립된다.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며, 향후 설립될 가상은행의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태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K-금융의 세계화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자,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