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조가 목 베는 만화 공개했다… 이준석, 아침부터 문재인 ‘삼고초려’

손수조가 목 베는 만화 공개했다… 이준석, 아침부터 문재인 ‘삼고초려’

기사승인 2012-05-08 16:24:01

[쿠키 정치] 이준석(27)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풍자만화(사진)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문재인(59)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목이 베어진 장면을 그대로 노출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위원은 만화를 삭제하고 문 고문을 만나 사과했다.

이 위원은 지난 7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www.facebook.com/junseokandylee)을 통해 일본 만화 삼국지에 자신과 문 고문, 박근혜(60)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손수조(27)씨 등의 얼굴을 합성한 정치 풍자만화를 게재한 웹페이지를 소개했다.

문제는 만화에서 장수로 묘사된 손씨가 문 고문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박 위원장과 이 위원 등이 포진한 새누리당 진영으로 복귀하다 문 고문의 머리를 손에 들고 나타나 땅으로 내던지는 장면이 담겼다는 점이었다. 이 위원이 “재인의 목이다”라고 외치자 손씨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미소를 지으며 딸꾹질하는 장면으로 만화는 마무리된다.

해당 만화는 그동안 인터넷에서 정치인이나 연예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원본으로 활용돼왔다. 주인공이 적장의 목을 베는 장면에 유명인의 얼굴을 삽입하고 이들의 기백이나 좌절 등을 에둘러 전하는 게 이 만화의 목적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만화다. 이번 편은 4·11총선을 앞두고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론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여론은 여당의 유력인사라는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잔인한 장면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했다는 점과 문 고문에 대한 명예훼손 등을 문제 삼으며 이 위원을 힐난했다. 이 위원은 곧바로 만화를 공개한 링크를 삭제하고 자신의 다른 SNS 트위터(@junseokandylee)를 통해 사과했지만 여론의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위원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문 고문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이 위원은 이날 아침 김포공항에서 문 고문을 기다렸으나 비행기 연착으로 만나지 못하자 여의도로 발길을 돌려 만남을 성사시켰다. SNS와 전화에 이어 김포에서 여의도까지 분주하게 움직인 ‘삼고초려(三顧草廬)’의 결과였다. 문 고문은 수 시간 동안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린 이 위원의 손을 잡아 사과를 받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전화통화에서 “실수에 대해 변명하고 싶지 않다. 앞서 문 고문에게 두 차례 전화해 사과를 받아주겠다는 말을 먼저 들었다”면서 “만화는 3월부터 인터넷에서 유포된 것으로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 문제의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지 않고 공개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 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김철오 기자 [email protected] / 트위터@kcopd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