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랠리’ 삼천피 넘은 韓 증시…“부양 정책에 오버슈팅 가능”

‘이재명 랠리’ 삼천피 넘은 韓 증시…“부양 정책에 오버슈팅 가능”

코스피, 3년 6개월만 3020선 돌파 마감
정책 수혜 기대감에 중동발 리스크 넘겨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기 가능성도
"삼천피 충분히 가능"…증권가 최대 '3400'선 제시 

기사승인 2025-06-21 06:00:05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삼천피’ 위로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내외적 리스크 급증에 하락세를 겪던 증시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시현한 것.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정책적 지원과 외국인 수급 개선세로 2차 상승세를 펼칠 것으로 내다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8%(44.10p) 상승한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최고가인 3022.06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가 3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28일(3020.24)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투자업계는 그동안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증시 상승 배경으로 꼽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던 증시 활성화 방안과 함께 신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맞물렸다는 진단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행위를 막고, 주식시장 수급여건 개선과 유동성을 확충해 증시 부양 활력을 되찾겠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상법 개정안 재추진 △자사주 소각 제도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등 구조적인 개편과 증시 신뢰 회복도 천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민주당 정권, 이재명 수립 자체만으로도 코스피 3000은 갈 것이다. 산업경제 정책도 제대로 만들어 집행이 시작되고, 실질적으로 공정화 및 투명화를 위한 조치도 시행될 것이다”라며 “시장 참여자들이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평화정책이 되면 (증시가) 많이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장 탈출하시는 분들께 이제는 바꿔서 '국장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지능 순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게 하면 주식시장이 상당히 빨리 정상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정부는 19일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추경안은 세출 확대 20조2000억원, 세수결손분을 메우는 세입 경정 10조3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유동성 공급을 이끌어 증시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효과를 동반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집행 효율성과 민간 소비 전이 효과가 동반될 경우 실물 경제 전반에도 가시적인 활력이 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강력한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반등, 상법 개정 등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원화 추가 절상 가능성 등의 호재가 있었다”라며 “대외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이 허니문 랠리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단기 조정에도 추세적인 상승 가능성 높다”

하지만 우려 요인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 조정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 가능성과 4월 이후 급등세를 선보인 것에 따른 과열 징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변준호 IBK증권 연구원은 “4월 초를 저점으로 관세 리스크 완화, 조기 대선 및 신정부 정책 기대감 등 반영으로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등했다는 부담감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시장은 급등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고, 피로감 해소 과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측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현재와 같은 랠리에 따른 단기 조정 폭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를 포함해 총 5번의 사례에서 평균 -7.6%로 집계됐다. 이례적인 금융위기 직후 사례를 제외한 △2020년 △2020~2021년 △2023~2024년 사례의 경우 평균 -4.9%로 드러났다. 

변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코스피는 대략 2800선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중동 지역의 공습 장기화와 WTI 80달러 돌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등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익 추정치를 감안하면 코스피는 연간 기준으로 3000선을 가뿐히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단기 조정기를 거쳐 다시 상승장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현재 이익 추이대로라면 연말에는 31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며 “잉여 유동성 확대에 주가수익비율(PER) 상승까지 반영한다면 3400선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코스피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정상 수준인 1배를 회복하면 적정치는 2984p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PBR이 역사적 평균인 1.15배까지 재평가된다면 코스피는 3419p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급등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아직 중립 수준이다”라며 “환율 하락의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긴 하지만 미·중 관세 협상 진전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추경, 상법 개정 등 부양적 정책이 진행됨에 따라 한국 증시 오버슈팅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