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세대인 1960년대생의 15%는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하는 ‘이중부양’ 부담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노년에 고독사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재단법인 돌봄과미래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8~15일 1960년대생(만 55~64세) 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1960년대생은 모두 8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4%에 달한다. 710만명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보다 인구 규모가 더 크다. 60년대생은 흔히 ‘마처세대’(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설문 응답자의 29%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고, 부모가 있는 경우 44%가 월평균 73만원의 용돈을 주고 있었다. 49%는 부모가 편찮아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 중 32%는 부모를 직접 돌보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84%가 평균 2.0명의 자녀를 두었고, 이들 중 43%는 자녀에게 월평균 88만원의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었다. 부모와 자녀 양쪽 모두를 부양하는 이중부양자는 응답자의 15%로, 월평균 164만원을 지출했다.
노후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89%가 본인이라고 답했지만, 62%만 ‘현재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노후 준비 수단(복수 응답)으로는 국민연금 80%, 예금·적금·저축성 보험 56%, 사적연금 34%, 주식·채권 3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소득이 없지만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절벽’에 대해선 81%가 ‘걱정된다’고 했다.
응답자의 70%는 현재 수입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90%는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현재의 일자리를 잃을까봐 불안해하는 사람은 46%에 달했다.
퇴직자 중에선 54%가 재취업 또는 창업을 통해 일을 하고 있었다. 일하는 경우 평균 2.3개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일을 하는 이유로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37%), ‘가계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서’(29%), ‘일하는 삶이 더 보람된다’(17%) 등을 꼽았다.
자녀의 부양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 세대인 만큼, 응답자들은 대부분 노년 돌봄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상당수는 국가의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노년 돌봄이 필요할 때 원하는 곳은 ‘살고 있던 집’(5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58%는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임종을 원하는 곳으로 46%는 ‘내가 사는 집’을 택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30%로 낮았다.
특히 응답자의 30.2%는 ‘스스로가 고독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걱정하는 비율은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에서 49.9%로 높게 나타났다. 유산 상속은 88%가 법적 상속자보다는 ‘나를 간병한 가족에게 더 많은 유산을 상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익 돌봄과미래 이사장은 “1960년대생들은 신체적·문화적·경제적으로 기존 노인 세대와 다르다”며 “2026년 3월 시행되는 지역돌봄통합지원법의 돌봄 정책 방향을 미래 노인인 1960년대생의 특성에 맞춰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