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문화] 항상 변화를 꿈꾸는 뮤지션들은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곡을 발표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한다. 싱어송라이터 주찬권은 자신을 대표하는 강한 록 사운드를 잠시 접고 대중성 있는 새 앨범을 발매했고, 이한철은 지금까지 발표했던 곡들과 다르게 차분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채워진 EP 앨범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새로운 변화가 느껴지는 뮤지션들의 앨범들을 소개한다.
▼주찬권 – 지금 여기
들국화의 드러머이자 싱어송라이터 주찬권이 솔로 6집 ‘지금 여기’를 발매했다. 최고의 명반 ‘들국화 1집’에 참여한 그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외길 음악 인생을 걸어 왔다. 묵직한 드럼 비트와 선 굵은 남성적 이미지가 매력적인 주찬권은 최고의 드럼 실력은 물론이고 작곡, 노래, 프로듀싱, 편곡 능력까지 고루 보유한 멀티 플레이어다.
지난 2005년 정규 5집 ‘로우’(Low) 이후 7년 만에 발매한 ‘지금 여기’의 수록곡 역시 작사, 작곡, 연주, 프로듀싱까지 모두 혼자 작업했다. 다양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 한 주찬권의 이번 앨범은 강한 록 사운드로 무장했던 5집 앨범과는 다르게 음악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이룬 9곡으로 채워졌다.
1번부터 4번 트랙까지 ‘쉽게 생각해’, ‘아직도 내겐’, ‘소주’, ‘빗소리’는 ‘록’의 느낌이 충만하면서 한국적 정서가 배어나는 곡들이다. 또한 ‘인생 뭐 있다구’, ‘그냥’, 본 앨범의 타이틀 곡인 ‘거기서 거기’, ‘잠시 쉬었다가세’ 등은 인생을 관조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피아 – 세인트 라일락
국내 정상급 록밴드 피아(옥요한/보컬, 헐랭/기타, 기범/베이스, 심지/F.X, 혜승/Drum)가 데뷔 후 처음으로 정통 일렉트로닉 음악에 도전했다. 피아는 지난 25일을 첫 디지털 리믹스 싱글 앨범 ‘세인트 라일락(St.LILAC)’을 발표했다.
이번 싱글 앨범에서 피아는 지난 2011년 9월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수록곡 ‘예스 유 아’(Yes you are)와 ‘도어스’(Doors)를 새로운 감성과 스타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이번 디지털 싱글은 록의 느낌이 강한 기존 스타일과 전혀 다른 일렉트로닉 리믹스로 피아의 또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앨범의 첫 번째 곡 ‘예스 유 아’(Yes you are)는 프로듀서 제이스윙필씨(jayswingfilthy)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이다. 더티 일렉트로(Dirty electro)를 기본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장르인 컴플렉스트로(complextro)와 메인룸 하우스(mainroom house) 등 최신 일렉트로닉 장르를 결합, 사운드의 변화를 시도했다.
두 번째 곡 ‘도어스’(Doors)는 심지의 리믹스 작품이다. ‘도어스’는 원곡의 서정성을 유지하면서 몽환적이고 중독성 강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이한철 – 작은 방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이 감성적인 노래들을 담은 EP 앨범 ‘작은 방’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불독맨션 시절부터 공연을 통해 보여주며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밝고 경쾌한 이한철표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차분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채워졌다.
이한철의 이미지인 햇살 가득한 멜로디, 경쾌한 리듬, 긍정적인 가사는 이번 앨범과 거리가 멀다. 수록곡 대부분이 템포가 느리고 슬프다. 1번 트랙 ‘사랑’은 이별의 짧은 순간을 묘사했다.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나지막이 말하듯 시작되는 ‘사랑’은 베이스와 퍼커션, 첼로로 쓸쓸한 감성을 표현한다.
3번 트랙 ‘올드보이’와 5번 트랙 ‘이츠 레이닝’(’It''''s Raining)은 가수 하림이 참여해 눈길은 끈다. ‘올드보이’는 젊음을 그리워하는 남자의 감정을 표현했고, ‘이츠 레이닝’은 비오는 날 재회의 순간을 산뜻한 멜로디로 표현하는 곡으로, 하림의 멋진 하모니카 연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제이래빗 – 루킹 어라운드
여성 듀오 제이래빗(정다운, 정혜선)이 두 번째 정규 앨범 ‘루킹 어라운드’(Looking Around)를 발매한다. 데뷔 전인 지난 2010년, 유튜브에 올린 연주 동영상이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해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데뷔 앨범 ‘It’s Spring’을 발표한 귀여운 외모와 아름다운 보이스, 다재다능한 악기 실력까지 갖춘 제이래빗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정규 2집 ‘루킹 어라운드’는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메트로놈에 의지하지 않는 원테이크(One-Take) 방식의 녹음을 고수했다. 또한 각각의 곡에 맞는 다양한 악기들을 배치해 전작보다 넓어진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앨범과 동명인 2번 트랙 ‘루킹 어라운드’(Looking Around)에서는 소규모 스트링 앙상블과의 협연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으며 ‘웃으며 넘길래’, ‘우리 했던 이야기’에서는 제이래빗만의 아기자기하면서 사랑스러운 연주가 돋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email protected] / 트위터 @nsyncto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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